[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레코드 가게서 보물을 발견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끔 레코드점에서 보물을 발견한다.
내가 몇 학년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가족이 자가용을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가족 모두가 신났던지 주말마다 근교 나들이를 갔다.
덜커덕! 테이프가 재생되자 차 안은 영국 공연장이 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독일 헤비메탈 밴드 헬로윈의 ‘Dr. Stein’ 싱글 표지. |
10대 때 날 처음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 바로 그 곡. 독일 헤비메탈 밴드 헬로윈의 ‘Dr. Stein’이 담긴 45회전 싱글 레코드를 찾았다.
내가 몇 학년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가족이 자가용을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가족 모두가 신났던지 주말마다 근교 나들이를 갔다. 형은 그날, 요즘 말로 하면 믹스테이프를 조심스레 카 오디오에 밀어 넣었다. 집에 있는 LP레코드들에서 이것저것 좋아하는 노래를 한데 모아 정성스레 녹음한 카세트테이프.
테이프는 그날 왜 운명처럼 하필 그 지점에 멈춰 있었을까. 덜커덕! 테이프가 재생되자 차 안은 영국 공연장이 됐다. 실황음반 ‘Live in the U.K.’. 보컬 미하일 키스케의 외침이 관중의 환호를 예리하게 꿰뚫었다. ‘Are you ready for Dr. Stein?!?’ “예!” 기다렸다는 듯 터져 나온 육중한 전기기타 리프. 그것은 스피커를 찢어발기고는 나의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 양쪽으로 들이닥쳤다.
양손과 양발 끝에서 120볼트짜리 전류가 발전됐고 그것은 4개 방향에서 심장 쪽으로 질주했다.
한 뼘마다 전류는 두 배로 증폭했다. 0.5초 만에 심방과 심실로 미끄러져 들어오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찰나가 내 세계의 자전축을 영원히 33.5도쯤 돌려놨다.
헬로윈은 ‘파워 메탈’ 장르의 선구자다. 가운데 하이픈을 넣어 ‘파워-메탈’로 써줘야 될 것 같은 우직한 이름. 단거리 달리기처럼 질주하는 리듬, 동요나 만화 주제가처럼 쏙 들어오는 멜로디, 초고음 보컬….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핫한 경제 이슈와 재테크 방법 총집결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 적폐청산 넘어 '국가혁신' 내걸다
- 文대통령 "오늘은 함께해 감사" 뼈 있는 인사에..홍준표 답변은?
- 文대통령 취임식 당일 입었던 감색 양복 입은 이유
- 운전석론 재차 강조한 文대통령의 '한반도 5원칙'
- "합의했던 방송법 개정 미루는 與가 바로 적폐"
- 美 군사 전문 웹사이트 "미국 공군, 2주일전 '김정은 제거' 훈련"
- "北, 변화의 대상으로.." 태영호가 강조한 소프트파워 전략이란?
- 국정원, 신원조사도 않고 민간위원 비밀취급 인가
- 바른정당 통합파 8명, 이르면 6일 탈당..김무성 "한국당 엄청 변하고 있다"
- 韓기업 고전, 사드 탓으로만 보면..'中 센카쿠 보복' 넘어선 日의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