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통을 통감했고 슬픔을 나눴다. 수많은 이들의 진심어린 추모 열기는 우리가 사랑한 배우 故김주혁의 마지막을 결코 외롭게 하지 않았다.

배우 故김주혁 빈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인 11월 1일 저녁에도 수많은 동료 연예인들을 비롯해 일반인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김주혁 소속사 나무엑터스 측은 이날부터 팬들과 일반인들이 조문을 할 수 있도록 저녁 9시 30분까지 빈소를 개방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또한 팬들이 부조금을 내려 하자 "팬들과 일반인 분들의 부조는 받지 않는다"고 정중히 사양하며 팬들을 배려했다. 힘든 순간에도 일반 대중의 조문을 따스히 맞이하고 일일이 감사 응대하는 유족과 소속사 측의 모습은 생전 따뜻하고 인간적이었던 성품의 김주혁과 꼭 닮은 모습으로 애틋함을 더했다.

이날 김주혁 연인 이유영이 이틀째 고인의 곁을 지켰고 입관식도 함께했다. 이틀째 빈소를 지킨 차태현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것을 끝까지 도우며 큰 힘을 보탰다. 차태현 외에도 '1박2일' 팀 식구들 몇몇이 함께 했다. 전날 빈소를 찾아 오열하는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의 안쓰러움과 고통을 전했던 데프콘은 이날 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조금은 진정된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비통한 표정은 지울 수 없었다. 유호진PD도 말없이 빈소를 다시 찾았다. 전날에도 제일 먼저 빈소를 찾은 유준상은 이날도 함께 하며 고인을 지켰다. 유준상은 김주혁과 12년간 나무엑터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식구이며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2005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함께 인연을 맺은 전도연도 참석해 오랜 친구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원로배우 최불암도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전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 참석해 김주혁의 비보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던 안성기와 중견배우 유동근도 조문을 마쳤다.

임하룡 엄태구 송윤아에 이어 드라마 '구암 허준'에 함께 출연한 배우 남궁민과 김주혁의 마지막 유작이 된 영화 '흥부'에 함께 출연한 정상훈도 빈소를 찾았고, 오후 6시 40분께 유지태 김효진 부부도 함께 비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두 사람 모두 김주혁과 오랜 친구이며 같은 소속사 식구로 남다른 친분을 이어왔다. 특히 유지태는 개봉을 앞둔 영화 '꾼' 레드카펫 일정 등을 모두 취소하고 추모에 동참했다. 지난 더서울어워즈 영화부문 남녀조연상으로 김주혁과 함께 호명돼 수상 영광의 기쁨을 안았던 이정현 또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7시 40분께 정찬우가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향했다. 그는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인 줄 모르고 가수 선미가 올린 SNS 이미지에 "꽃 예쁘다"고 댓글을 달아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논란의 대상이 돼 진심으로 사과한 그가 실제 빈소를 찾아 마음 깊이 애도한 것.

이어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 함께 출연한 박성웅도 전날 고수 임화영에 이어 빈소를 찾았고, 같은 소속사 식구인 윤제문도 조문했다. 정우성도 굳은 표정으로 빈소로 들어섰다.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한 송강호에 이어 영화 'YMCA 야구단' 팀도 조문을 마쳤다. 김혜수와 황정민 이대연이다. 지난 2002년 개봉된 'YMCA 야구단'은 조선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주혁은 극 중 신여성 김혜수의 전 연인이자 일본 유학생 출신 야구선수로 야구에 빠져든 선비 송강호와 유쾌한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황정민은 극 중 송강호의 죽마고우이자 아버지가 친일파인 포수 역을 맡았고, 이대연은 머슴 출신 야구팀 단원으로 출연해 감초 연기를 펼쳤다. 고인에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모인 오랜 동료들의 모습은 애잔한 향수를 더했다. 특히 김혜수는 여성 누아르 영화 '미옥'의 언론시사회와 인터뷰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고인의 추모 열기에 동참한 것이었다.



새 신랑 송중기도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바로 전날 송혜교와 결혼식을 올린 새신랑 송중기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허니문으로 곧장 떠나기보다 김주혁에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것을 우선으로 택하며 배우로서의 의리를 지켰다.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못마땅하단 지적을 받았던 유아인은, 그들의 시선과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빈소를 찾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 깊이 애도를 표했다. 특히 계속해서 울컥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눈물을 참고 쉼호흡을 하는 모습에서 김주혁을 향한 진심어린 애정이 엿보였다.

'무신'에서 김주혁의 스승으로 분했던 강신일과 옴니버스 영화 '좋아해줘'에서 김주혁과 현실 연인 '케미'를 자랑했던 최지우, 철없는 남편과 외유내강 아내의 호흡이 돋보였던 영화 '투혼'에서 함께 했던 김선아, 2001년 김주혁의 영화 데뷔작인 '세이예스'에 함께 출연했던 박중훈 등이 비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특히 김선아는 빈소를 가득 둘러싼 화환을 보며 이미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고 한참을 진정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속사 식구 도지원 또한 마찬가지다. 빈소를 찾기 전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주혁과 함께 찍은 과거 사진을 게재하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고 "항상 밝게 웃어주던 너의 미소, 잊지 않을게"라며 고인의 이름을 계속해 되뇌였고 그 모습에서 깊은 아픔이 느껴졌다. 이후 빈소를 찾은 도지원은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괴로워했다.

이밖에도 차승원 박진희 송새벽 이윤지 류현경 오정세 이솜 정호빈 조동혁 박효준 엄효섭 윤제문 조한철 김종수 손종학 김재원 정석원 백지영 부부 등 동료들의 조문 행렬은 끝없이 이어져 고인의 마지막을 외롭게 두지 않았다.

김주혁 발인은 11월 2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며, 장지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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