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침묵' 최민식 "덩어리 실하면 관객 찾는다"

전형화 기자 2017. 11. 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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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산 같다.

2일 개봉하는 '침묵'(감독 정지우)은 그런 최민식의 심정이 담겼다.

-정지우 감독은 거리두기에 능한 감독인데 '침묵'에선 최민식의 감정에 보다 깊게 들어갔는데.

'침묵'에서 내가 맡은 재벌 임태산은 사건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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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최민식/사진제공=CJ E&M

최민식은 산 같다. 거대한 산. 하지만 온통 바위투성인 악산. 그 산에 장군님도 살고, 호랑이도 살고, 특별시장도 산다. 이번엔 재벌이 산다.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있다는 남자. 그렇게 살아온 남자.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닥친다. 약혼녀가 죽고, 범인으로 하나밖에 없는 딸이 지목된다. 최민식이 그린 재벌은, 이 위기를 어떻게 품을까.

2일 개봉하는 '침묵'(감독 정지우)은 그런 최민식의 심정이 담겼다. '해피엔드'와 '파이란'의 정조가 깊게 새겨졌다. 최민식과 만났다.

-원작인 중국영화 '침묵의 목격자'는 미스터리 법정 장르 영화다. 박신혜가 맡은 변호사가 최민식이 맡은 재벌 못지 않게 비중이 컸고. 리메이크된 '침묵'은 현재의 정조로 바뀌었는데. 편집본도 8가지가 있었다고 하고.

▶원작을 처음 봤을 때 나와 정지우 감독, 제작자 임승용 대표가 어떤 식으로 각색을 할지는 처음과 끝이 똑같았다. 이건 결국 부모 자식 간의 이야기고, 정신없이 살아왔던 기업인에게 느지막이 찾아온 사랑 이야기다. 그러다보니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적인 냄새가 결여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침묵'의 정체성이자 가치다. 스릴적인 재미를 품고 가는 듯 하는데 휴머니티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 극단적인 상황이 주는 인간적인 아픔과 고통을 승화시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편집본은 그걸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방법론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정지우 감독과 '해피엔드' 이후 18년만에 다시 만났는데. "우리 지우"라며 그렇게 아끼고 있는데.

▶'침묵' 작업을 같이 하면서 더욱 더 좋아졌다. 외모도 중국인형처럼 귀엽지 않나.(웃음) 자기 영화 논리가 분명한 감독이다. 배우 입장에서 자기 영화언어로 소통하려는 주관이 뚜렷한 감독을 만나는 것만큼 행복이 어딨겠나. 울산바위처럼 버티고 있으니 작업에 신뢰가 깊을 수 밖에 없다.

-정지우 감독은 거리두기에 능한 감독인데 '침묵'에선 최민식의 감정에 보다 깊게 들어갔는데.

▶그간 정지우 감독이 보여줬던 필살기, 전술전략이 달라져서 좋았다. 그런 필살기가 정 감독의 장점이지만 세월이 흘러 그만큼 유연해진 것 같다. 다양한 각도로 조망하면서 거리두기보다 인물로 확 들어오더라.

-'특별시민'에서 맡았던 인물은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더 큰 권력을 탐하는 남자였다. '재벌'은 엄청난 돈을 갖고 있는 인물이고. 개봉도 6개월 여 밖에 차이가 안 나니 관객들이 비슷하다고 여길 법도 한데.

▶차별 고민 같은 건 없었다. 이야기와 감성이 다르니깐.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나 집착 보다는 이야기에 집착해야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손오공처럼 매번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은 원래 없다. 외형적인 변화도 별로 없다. 특히 '침묵'은 페이크가 주된 영화니깐.

'침묵'에서 내가 맡은 재벌 임태산은 사건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속물처럼 보이지만 감정이 드러나서도 안되고. 이성과 감성이 분리된 사람이랄까. 그 대기업을 일구기까지 전쟁터의 장군 마냥 결단의 순간을 무수히 내렸고 본능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정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최민식/사진제공=CJ E&M

-'해피엔드'와 '파이란' 이후 오랜만에 하게 된 멜로 감성 연기인데.

▶좋았다. 다르니깐 좋았다. 오랜만에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됐으니깐. 다른 걸 많이 하고 싶은데 다른 게 별로 없더라. 사자가 먹을 게 없나 찾듯이 다른 감성과 다른 사람을 찾는 건 배우로서 당연하다. 그래서 아마 더 정지우 감독, 임승용 대표와 '침묵'을 휴머니즘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

-'침묵'의 마지막 담배 피는 장면은 '해피엔드'의 마지막 담배 피는 장면을 연상시키던데.

▶원래는 그렇게 마무리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식이라면 감정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았다. 툭 던져버리는 뭔가 새로운 시작이 돼야 할 것 같았다. 사랑에 대해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작. 그래서 그 장면의 아이디어를 냈다.

-원래 그렇게 아이디어를 많이 내나.

▶애정할 때 개입한다. 그러고보니깐 다 애정 했네.

-변호사 역의 박신혜, 딸 역의 이수경, 스토커 역의 류준열, 검사 역의 박해준, 약혼녀 역의 이하늬 등 '침묵'에서 호흡을 맞춘 후배들 덕을 많이 봤다로 밝혔는데.

▶예쁘다. 각자의 몫을 잘 해줬다. 박해준과는 왜 이 검사가 나를 이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를 놓고 두 인물의 과거를 만들면서 이야기했다. 예컨대 그 검사의 친구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가 나한테 당해서 자살을 했다는 식으로. 그래서 태생적 천적 같은 관계로 설정을 했다. 박해준이 맡은 검사와 내가 맡은 재벌 갈등 장면이 더 많았는데 편집해서 최소화한 게 아쉽긴 하다.

-'특별시민'에선 심은경, '침묵'에선 박신혜와 상대를 했는데.

▶둘은 다르다. 다르기에 비교한 적이 없다. 상대 배우를 비교한 적도 없다. 박신혜는 예쁘다. 사랑스럽다. 박신혜가 갖고 있는 정체성 중 사랑스러움을 이번 영화에서 맥시멈으로 보여줬다.
최민식/사진제공=CJ E&M

-류준열에게 "그 나이 때는 저렇게 못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류준열은 탄성과 릴렉스가 좋다. 내가 그 나이 때, 그러니깐 필름으로 영화 찍던 시절에는 영화 촬영장이 엄격했다. 내가 외형적으론 세 보이지만 여리고 내성적인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촬영장에서 경직되고 촬영이 끝나고 늘 후회했다.

그런데 류준열은 자기 표현에 적극적이다. 막 한다. 그게 참 좋다. 선배로서 너무 많이 가면 내려주고 더 올라와야 하면 긁어주는 역할 정도만 했다.

-이하늬에겐 선입견이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고 토로했는데.

▶솔직히 이하늬가 한 작품을 별로 보지 못해 잘 몰랐다. 관심이 없어서 겉돌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적극적이더라. 그 역할에 어울릴까, 나와 어울릴까는 내가 할 고민이 아니다. 감독의 선택이니깐. 그런데 둘이 초반에 감정 장면을 찍는데 이하늬가 "내가 미라(딸)와 잘 지내면 오빠는 행복하지"라고 하는 대사를 하는데 그 감정이 정말 좋았다. 그 뒤에 한 "그런데 왜 이렇게 서운하냐"는 이하늬 애드리브다. 그런 감정이 나이가 많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험을 해본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하늬가 되게 깊구나, 사람과 관계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계에 깊고 넓다고 생각했다.

-이순신 장군에 이어 호랑이 잡는 사냥꾼, 대권을 노리는 서울시장, 그리고 재벌까지 선택이 어떤 방향성이 있는 것 같은데.

▶장르적인 재미보다 인간적인 문학적인 냄새가 나는 걸 찾게 되는 것 같다. 흥행은 물론 배급 시점 등 외부환경도 있지만 잘 만들면 된다고 본다. 덩어리가 실하면 소비가 된다. 상업, 비상업을 구분 짖고 싶지 않다.

앞으로 방향이라면 그런 각오는 섰다. 되게 이기적인 작업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찍으니깐 와서 보세요, 아니면 말든가. 이건 무책임과는 다르다.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최선의 노력을 했으니, 그 이기를 봐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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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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