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세월호 뉴스를 아직도 하고 있는가..?'

손석희 입력 2017. 10. 31. 21:53 수정 2017. 10. 3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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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라이브 ☞ 목포신항 LIVE '7개월의 기록'(http://bit.ly/2zTI6VZ)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세월호 뉴스를 아직도 하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그것이 제가 현장에 있는 이유다"

목포신항을 지키고 있는 젊은 기자는 어제(30일) 뉴스룸이 끝난 후 방송된 소셜라이브에서 우리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기자에게 왜 우리가 거기에 남아 있어야 하는지를 설명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7개월의 시간은 그 기자 자신에게 그가 왜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것 같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갑작스레 내려앉은 기온은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하는 중입니다.

예정대로였다면 세월호의 선체 수색은 오늘부로 마무리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다섯 명이 있기에 모두는 기다림의 시간을 조금 더 이어가기로 한 것이죠.

이제 딱 한 명 남은 JTBC 취재진 역시 일곱달째 그 자리에서 함께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돌아보면 너무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배에 쓰여 있던 '세월'이라는 글씨조차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시간은 낡고 삭았으며…

함께 기다리던 사람들의 마음마저 조금씩 낡고 삭아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서로를 책망할 수 있을까…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때로는 목포신항을 연결하기가 좀 머뭇거려질 때도 있습니다.

세상은 바삐 돌아가고, 뉴스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넘쳐나고 있으며, 마치 무인도와 같다는 그곳에서의 소식들은 오히려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그렇게 낡고 삭은 저의 마음에 현장의 젊은 기자는 뉴스의 새로운 정의를 가르쳐줍니다.

"세월호 뉴스를 아직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들었다…그것이 제가 현장에 있는 이유다."

혼자 남아 있다는 것이 자랑도 아니요, 그저 그것이 당위여서 그렇다는 신참 기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오늘(3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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