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을 ‘게임 농단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사실 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런 여 위원장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 위원장은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게임판 국정 농단 세력이 누구냐”는 유성엽 교문위원장 질문에 전병헌 수석 이름을 언급하며 “그의 친척과 지인들, (전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함께 일한)윤 모 전 비서관이 속했던 게임 언론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과(게임콘텐츠산업과), 전 수석의 고향 후배를 자처하는 김모 교수가 게임판을 농단하는 4대 기둥”이라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윤 전 비서관과 김 교수 실명까지 거론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 게임물관리위원회 내부에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해 전임 위원장이 사퇴를 한 후 임명이 된 여명숙 위원장은 ‘게임 속 캐릭터를 대상으로 언어폭력, 성폭력을 저지르거나 살해하는 경우도 범죄로 보고 제재해야 한다’고 인터뷰에서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2일 게임물관리위원회 노동조합은 여명숙 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여명숙 위원장 발언에 여야 의원들은 당황하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는 구체적인 근거와 팩트를 갖고 질의응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도 “혹시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말하는 것은 아니냐”며 “특정인을 언급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여 위원장에게 “시간이 촉박하고 말이 빠르다 보니 우리가 알아듣기 어렵다”며 “상세하게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병헌 수석은 여 위원장 발언이 “사실 무근”이라며 “음해와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국정감사를 혼란시킨 당사자에 대해서는 모든 민·형사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교문위원들에게 보냈다.

여 위원장이 언급한 당사자들도 “허위 사실”이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공식 입장을 통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의 국정감사 발언은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전병헌 의원과 친·인척 관계도 아니고, 게임 언론사에 근무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정태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향이 홍성일뿐 학교도 다르고 전병헌 수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명숙 위원장은 후에 국정농단 세력으로 지목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을 맡았다.

차씨 후임으로 본부장직에 있다가 해임을 당한 후에는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