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문별 대표가 세대교체를 하면서 삼성 그룹 전반에 걸친 인사 '도미노'가 예고됐다. 부문 대표 자리에 50대 최고경영자(CEO)가 전진 배치되면서 인사 규모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조만간 삼성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급 인사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조직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총수 부재 상황에서 더 이상 사장단 인사를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는 김기남 사장과 함께할 주요 인사로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부사장급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기남 시장이 맡고 있던 반도체 총괄이 같은 형태로 유지될지도 관심 대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이사 자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기남 사장 겸임 가능성과 새로운 인물 발탁 가능성 모두 열려 있다.

IT·모바일(IM) 부문은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맡을 사람으로 이인종 부사장, 노태문 부사장, 이영희 부사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고동진 대표 체제를 보좌하면서 '갤럭시 신화'를 이어 갈 핵심 자리다. 이인종 부사장과 노태문 부사장은 각각 무선사업부 개발1, 2실장을 맡고 있다. 이영희 부사장은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 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다.

소비자가전(CE)은 한종희 부사장과 이원진 부사장이 김현석 사장의 CE 총괄 속에 VD사업부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종희 부사장은 VD사업부 개발팀장, 이원진 부사장은 VD사업부 서비스전략팀장을 각각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업부장이 승진, 전진 배치 가능성이 높지만 외부에서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인력 쇄신 강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예의주시했다.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 온 이상훈 사장이 사퇴한 만큼 삼성전자 재무 부문을 책임질 후임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상훈 사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전자는 물론 그룹 내 경영 전반에 걸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깊게 관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와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조만간 동시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그 폭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 부문별 CEO가 젊은 세대로 대거 교체된 것을 감안할 때 계열사 사장들도 50대 주력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쇄신을 위해 주요 사장의 세대교체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면서 “50대의 젊은 CEO와 참신한 인사가 대거 중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열사 사장단 이후에는 삼성전자 중심으로 임원급 인사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건너뛴 삼성은 5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과거에 비해 인사 폭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승진한 임원은 세트 사업 54명, 반도체부품 사업 42명에 불과했다. 인사 적체를 고려하면 이번 임원급 인사는 사상 최대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승진 인사는 DS쪽에 집중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을 DS 부문에서 주도하는 만큼 대규모 승진 인사 가능성도 높다. 해체된 미래전략실 소속 핵심 인사들이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에서 중요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