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뉴스룸 "눈물이 주룩주룩"..앵커도 시청자도 '울컥'

이슈팀 문이영 2017. 10. 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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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슈팀 문이영 기자]
'JTBC 손석희 뉴스룸' 손 앵커, 김주혁 애도.. "안타까운 죽음"

손석희 뉴스룸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연일 뜨겁다.

‘뉴스룸’ 손석희 앵커가 ‘앵커브리핑’에서 고(故) 김주혁(45)의 사망을 애도했기 때문.

손석희 뉴스룸은 방송 직후, sns을 통해 동영상이 확산되고 있으며, ‘가슴이 먹먹하다’ ‘뉴스를 보면서 눈물만 흘렸다’ 등의 의견을 시청자들은 개진 중이다.

손석희 뉴스룸이 이처럼 주요 포털 실검으로 등극한 이유는 손석희 앵커가 지난 30일 밤 방송된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코너를 통해 이날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우 김주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기 때문.

30년 전 기자시절 올림픽대로에서 목격한 교통사고를 언급한 손석희 앵커는 “사망한 운전자의 신원을 알아내야 기사를 쓸 텐데 단서를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망설인 끝에 그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면허증을 찾던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가슴은 아직도 따뜻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에서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가슴이 따뜻하게 뛰던 누군가의 가족. 삶과 죽음의 경계는 그렇게 찰나인 것이라 허망하기도 하고 또한 두렵기도 했다”면서 이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을 언급했다.

뉴스룸에서 이처럼 김주혁을 거론한 손석희 앵커는 “얼마 전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 그 나름의 철학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비록 드라마이고 연기였다고는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다”며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열연했던 김주혁을 떠올렸다.

아울러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겨우 몇 번째 순서에 얼마만큼 보도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 그의 신원을 알기 위해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이라며 침통한 표정으로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주혁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가슴을 움켜쥐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고가 추정되는 상황이다.

손석희 뉴스룸을 본 누리꾼들 역시 “역시 손석희다” “손석희 앵커는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까” “MBC는 이런 뉴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감동적 뉴스 처음이야” 등의 반응이다.

다음은 김주혁 사망 소식과 관련,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앵커브리핑’ 전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30년쯤 전, 11월의 쌀쌀해진 날씨 속 저는 야근 중이었습니다.

대개 방송사의 야근이라는 것은 일이 있건, 없건 눈 붙이기는 쉽지 않아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새벽녘이 되었을 때 갑작스러운 제보가 하나가 들어왔지요.

올림픽대로 동작대교 부근에 봉고차가 하나 뒤집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급히 달려나가 보니 차량의 앞쪽은 거의 완파돼 있었고, 운전자는 현장에서 그만 사망한 뒤였습니다.

때가 김장철이어서 그런지 봉고차와 부딪힌 1톤 트럭에 실려 있던 배추가 사방으로 흩어져 더욱 정신이 산란했던 그 새벽…

문제는 사망한 운전자의 신원을 알아내야 기사를 쓸 터인데 아무리 뒤져봐도 그 상황에서 그를 알아낼 단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망설임 끝에 그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면허증을 찾던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아직도 따뜻했기 때문입니다.

주소지가 은평구 수색동으로 돼 있던 그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따뜻하게 뛰던 누군가의 가족…

삶과 죽음의 경계는 그렇게 찰나인 것이어서 허망하기도 하고 또한 두렵기도 한 것…

저는 다른 이의 그 엄숙한 경계선에 서서 단지 기껏 그의 신원을 알아내려고만 온갖 방도를 찾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의 배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마침 얼마 전에는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 나름의 철학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서 비록 그것이 드라마이고 또 연기였다고는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던 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겨우 몇 번째 순서에 얼마큼 보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

굳이 그의 신원을 알기 위해서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이슈팀 문이영 기자 iyou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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