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사학계 블랙리스트'가 사실로..역사학계 '천인공노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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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역사학계에는 '블랙리스트'에 관한 소문이 무성했다.
하 교수는 "청와대와 교육부가 분류한 역사학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명단이 역사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에만 적용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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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뒷받침할 구체적 근거 부족해 규명은 실패
"박근혜 대통령의 환단고기, '혼이 비정상' 언급
화이트리스트 명단과 무관하지 않을 것" 주장도
[한겨레]
지난 몇 년간 역사학계에는 ‘블랙리스트’에 관한 소문이 무성했다.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며 연구비를 미끼로 이에 반대하는 연구자를 옭죄고 있다는 의혹이었다. 이를 뒷받침할 결정적 ‘물증’이 <한겨레>가 확보한 ‘역사분야 학술연구지원 사업 공모결과 검토’ 보고서를 통해 드러나자 역사학계에서는 “천인공노할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30일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는 “역사학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 학술 연구과제의 사업비가 누구한테 지급됐는지에 관한 자료를 확보해 블랙리스트 여부를 파악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교육부 보고서로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확인돼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청와대와 교육부가 분류한 역사학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명단이 역사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에만 적용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학계 블랙리스트의 기준을 제시한 청와대와 “BH(청와대) 의견”이라며 이를 그대로 실행에 옮긴 당시 교육부는 물론, 학술연구지원 대상 과제와 연구자를 선정하는 한국연구재단(연구재단)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국사학)는 “청와대와 교육부에서 어떤 지침이 내려와도 정해진 기준과 원칙에 맞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지원 여부를 심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 연구재단인데, 연구재단부터 망가진 것”이라고 짚었다. 또 이 교수는 ‘화이트리스트’로 분류돼 이전 정부의 지원을 받은 연구자의 연구 결과에 대한 평가도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환단고기>, ‘혼이 비정상’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국정화에 찬성한 인사는 물론, 국수주의 성향의 역사학자가 화이트리스트에 많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철호 동국대 교수(역사교육)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특정 정책 찬반 여부로 정부 연구비를 배분하는 행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통해 학문 자체를 통제한다면, 그렇게 나온 연구가 얼마나 사회적 역기능을 초래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학자의 양심, 학문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학자는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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