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주혁, \'더 서울 어워즈\' 영예의 남우조연상!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네. 감사합니다.”

故 김주혁과 나눈 마지막 인사였다. 지난 27일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가 김주혁의 마지막 공식 행사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날 수상자들은 모두 남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몇몇 배우들은 안부를 전하기도 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차기작 얘기도 나누며 정신이 없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김주혁에게 “수상 축하드려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네. 감사합니다”라며 짧게 답했지만, 낮은 음성에는 누구보다 뿌듯해하는 마음이 보였다.

김주혁은 달랐다. 이날 영화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에도 덤덤한 표정으로 무대위에 올라 차분히 수상소감을 말했다. 기쁜 순간에도 들뜨지 않았다. 무대위에서 기념 촬영을 하던 그 순간 만큼은 활짝 웃었지만, 이후에도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을 하는 듯 진지했다.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을 것이고,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가 배우생활 20년인 만큼, 오랜시간 자신과 함께 한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이 큰 것 같았다.

이러한 마음은 수상소감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주혁은 “영화에서는 상을 처음 타봅니다. 올해로 연기 생활을 한지 20년이 됐는데, 이런 큰상을 받으니 감사드리고… 로맨틱 코미디 물을 많이 해 항상 갈증이 있었습니다. 기회를 주신 김성훈 감독님과 ‘공조’의 모든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고 모든 공을 돌렸다. 이어 “무엇보다 저한테 가장 큰 힘이 된 분은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사장님. 제 친형보다 더 친형같은 사람입니다. 이상은 하늘에 계신 저희 부모님이 주신 것 같습니다”며 가슴속에 품고 있던 말을 했다.

그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김종도 대표의 뿌듯해 하던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본 소속사 식구들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평소 무대공포증이 있어, ‘수상소감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사라진 순간이었다. ‘내년에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을 때, 김주혁의 표정은 어떨까’라는 기분좋은 상상도 해봤다.

김주혁의 죽음이 안타까운것은 ‘제2의 전성기’로 활발한 활동을 했고, 더 의미있는 20년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음에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사람 김주혁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공조’에서는 날선 시선으로 강렬한 연기를 보였다. 또한 마지막 드라마인 tvN ‘아르곤’에서는 강직한 김백진 팀장 역으로 믿음직스런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주혁은 배우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내뿜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제 그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선한 미소도, 수줍어 하던 모습 그리고 예능프로그램에서 ‘구탱이형’으로 불리며 친근한 캐릭터로 바라볼 수 있던 게 모두 과거가 됐다. 너무나 허망하게 떠나버렸지만, 누구보다 열정 가득했던 배우였고,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김주혁,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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