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호하겠다"더니..멸종위기종 '담비' 잃어버린 국립생태원

박동해 기자 2017. 10.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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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이 '잘 돌보겠다'며 야생동물구조센터로부터 건네받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담비'를 보호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생태원은 지난달 11일 오전 담비를 보호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담비가 이동용 케이지를 뚫고 달아났으며 현재까지 생태원 주변을 중심으로 행적을 좇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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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부주의로 이동용 케이지 뚫고 도망
1달반가량 행적 추적..먹이 부족한 겨울 전 찾아야
국립생태원의 관리 부주의로 도망친 담비의 모습(국립생태원 제공)© News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립생태원이 '잘 돌보겠다'며 야생동물구조센터로부터 건네받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담비'를 보호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생태원은 지난달 11일 오전 담비를 보호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담비가 이동용 케이지를 뚫고 달아났으며 현재까지 생태원 주변을 중심으로 행적을 좇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담비는 지난 1월 말 전남 순천시에서 덫에 걸려있는 상태로 발견돼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다가 7월28일 국립생태원으로 이관됐다. (관련기사: 덫에 걸려 부상당한 담비, 국립생태원서 새 삶 시작)

발견 당시 담비는 심각한 근육 손상과 골절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영구적인 치아 손상으로 사냥이 불가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였다. 생태원은 담비의 치료와 함께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관을 결정했다.

그런데 담비는 생태원이 9월부터 새롭게 조성한 '동북아산림방사장'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케이지를 뚫고 외부로 도주해버렸다.

당시 담비를 옮기는 업무를 담당한 직원은 방사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담비가 들어있는 케이지를 차량 적재함에 실은 뒤 5분가량 방치했고 이 사이 담비가 케이지를 뚫고 나온 것이다.

담비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생태원은 전 직원이 나서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찾지 못했다. 이후 생태원은 담비의 동선을 파악해 포획틀을 설치하고 감시 카메라를 담비의 예상 이동 경로에 집중하는 한편 순찰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생태원 관계자는 "담비의 경우 특유의 강한 힘이 있는 동물인데 생태원에 들어올 때 부상이 있어 이를 간과한 면이 있다"며 직원들의 부주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담비가 생태원 주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라며 "현재 원내에서 발견한 담비의 분비물을 봤을 때 건강에 큰 이상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생태원은 날씨가 추워지고 생태원 주변에 먹이가 부족해짐에 따라 먹이를 설치한 포획틀로 곧 담비를 다시 구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편, 동물단체 관계자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데려가서 오히려 잃어버렸다는 것이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생태원으로 담비를 보낸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도 "전문가들도 실수할 수는 있는 일"이라면서도 "안타깝다"는 입장을 표했다.

생태원은 담비 이송과 관련해 문제가 된 직원 두 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리고 담비 수색 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앞서 이희철 생태원 원장은 담비를 옮겨오며 "이번 담비 보호가 무분별한 야생동물의 포획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국가 생물자원보전시설로서의 충실한 역할 수행을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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