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드라마 다양해졌지만 배우 겹치기 출연 혼란도

입력 : 2017-10-30 21:16:38 수정 : 2017-10-30 21:16: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상파 비롯 종편·케이블 채널 장르물 쏟아져 / 시청자 취향따라 선택의 폭 넓혀 / 종편 JTBC 이어 TV조선도 작품 경쟁 / 케이블 tvN 강세속 후발 OCN 급부상 / 황석정·김병옥·김원해·안내상 등 / 조연들 복수 드라마 동시 출연 봇물 / 드라마 내용도 헷갈려 시청자 곤혹 / 방송계 "조연급 배우 부족때문 발생" 최근 방송가는 ‘드라마 홍수’라고 부를 정도로 지상파를 비롯해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에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취향 따라 골라볼 기회가 되고 있지만, 너무 많은 드라마가 방영돼 내용 등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 특히 일부 배우들이 드라마 겹치기 출연까지 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상파·종편·케이블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데 비해 조연급 중년 배우가 부족해 겹치기 출연하는 배우들이 늘고 있다. SBS ‘사랑의 온도’ 와 KBS2 ‘매드독’,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등에 출연중인 배우 황석정과 조재윤, 김병옥(왼쪽부터).
◆방송 채널 증가로 드라마 다양화

안방극장은 MBC, KBS, SBS 등 지상파 채널에서 만든 작품들이 주축이었다. 하지만 2009년 종합편성 채널이 생기면서 JTBC가 안방극장에 도전, 간간이 수작을 내놓고 있다. JTBC는 지난해 2월 방송해 자체 최고 흥행(시청률 9.7%)을 기록한 ‘힘쎈여자 도봉순’을 비롯해 ‘무자식 상팔자’, ‘품위있는 그녀’, ‘맨투맨’ 등을 방영했다. 현재 금토드라마로 ‘더 패키지’를 방영 중이며, 다음달 중순 진구·고준희 주연의 ‘언터처블’을 방송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반도’ ‘불꽃속으로’를 방영했던 TV조선도 내년 1월 주상욱 주연의 ‘대군’을 방송할 계획이어서 종편 드라마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 tvN과 OCN에서도 장르물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시청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tvN이 강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 ‘도깨비’를 비롯해 ‘비밀의숲’, ‘혼술남녀’ 등을 선보였다. 현재는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주말드라마 ‘변혁의 사랑’을 방영 중이다. 후발주자였던 OCN은 수사극 ‘보이스’에 이어 ‘터널’ ‘구해줘’ 등 장르물을 성공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주말드라마로 송승헌·고아라 주연의 ‘블랙’을 방영하고 있다.

◆많아진 드라마 따라 겹치기 출연도 증가

배우들의 드라마 겹치기 출연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주연 배우 못지않게 드라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연은 물론 단역을 맡은 배우까지 복수의 드라마에 동시 출연 중이다. 심지어 같은 날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에까지 중복 출연해 이 같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황석정은 지난달 18일부터 SBS ‘사랑의 온도’에서 주인공 이현수에게 히스테리와 갑질을 부리는 악덕 스승 박은성 작가로 출연 중이다. 하지만 한 달여 뒤 방영을 시작한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도 주인공 윤지호의 악덕 스승인 황작가로 나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두 드라마가 같은 요일(월화) 단 30분 간격을 두고 방송돼 겹치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병옥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여자 주인공 윤지호의 아버지 윤종수로 나오는 동시에, KBS2 금토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남자주인공 최반도의 아버지 최기일로 출연 중이다. 조재윤 또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보험범죄조사원 박순정과 OCN 주말드라마 ‘블랙’에서 저승사자 No.007로 열연 중이다. 김원해는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최담동 법원 수사관과 OCN ‘블랙’에서 나광견 형사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안내상은 SBS ‘사랑의 온도’에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온해경으로 나온다. 하지만 지난 14일까지는 SBS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자상하면서 가정적인 남편 나대인으로 출연했다.

SBS ‘사랑의 온도’의 안내상.
◆시청자 혼란 가중… 방송계 “마땅한 배우 없어”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늘어나면서 시청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에 사는 양진영(34)씨는 “착한 남편을 연기하던 배우가 다른 드라마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남편이 됐다”며 “한 배우가 성격이 정반대인 배역을 비슷한 시기에 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생각하지 않고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진희(29·여·안양)씨는 “같은 배우가 동시에 나오니까 가끔 내가 봤던 드라마가 무엇인지, 언제 했던 건지 헷갈린다”며 “일주일 내내 같은 배우만 보고 있다거나 채널을 돌려도 같은 배우가 또 나온다고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라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는 조연급 배우들이 부족해 발생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해명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중량 있는 조연을 연기할 중년 배우가 너무 부족하다”며 “방송 채널은 많아지는데 중년 배우들은 연극이나 영화 등으로 빠지고, 그나마 있는 배우들도 이미 드라마에 출연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연 배우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연기를 접는 중년 배우들이 많아 나타난 현상 같다”며 “그러다 보니 ‘이름 있는’ 중년 배우들만 남아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시그니처 지원 '깜찍하게'
  • 시그니처 지원 '깜찍하게'
  • 케플러 강예서 '시크한 매력'
  • 솔지 '아름다운 미소'
  • 케플러 샤오팅 '심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