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항상 보면 마지막에 무너지더라구요. 저희 둘이 들어가서 그런 부분을 잘 메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7 KBL 국내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에 뽑힌 연세대 가드 허훈(22)은 지명 행사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2순위로 뽑힌 포워드 양홍석(20)과 함께 kt가 현재 꼴찌에서 반등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입을 모았다.
양홍석과 허훈(왼쪽부터)이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앉아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kbl 포토
허훈은 “잘 하다가 항상 4쿼터에 뒤집어진다”면서 “충분히 성적도 올라갈 수 있다”고 패기있게 말했다. 양홍석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6강 이상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중앙고 출신 양홍석은 2순위로 지명된 뒤 무대에서 먼저 kt에 뽑힌 허훈을 향해 “훈이 형, 준비됐나”라고 부산 사투리고 호기롭게 외쳤다. 이에 대해 허훈은 “준비는 항상 돼 있다. 신인인데 패기있게 한 번 해보자”며 드래프트 1, 2순위 선수의 힘을 모아보자고 다짐했다.
이날 드래프트에 앞서 지난 23일 지명권 순서가 정해진 터라 1순위를 다투던 둘의 kt행은 이미 결정됐지만, 누가 1순위로 뽑힐지는 이날 조동현 감독이 호명하기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 감독은 끝까지 두 선수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허훈은 “어차피 둘 다 kt에 가도록 돼 있었는데, 1순위 자존심은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둘 사이의 신인왕 경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팀이 이긴다면 신인상은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 양홍석도 “팀이 이긴다면 신인상은 양보해도 되지 않을까요”라며 2년 선배를 예우했다.
조동현 감독의 기준은 ‘나이’였다. 조 감독은 “두 선수에게는 중요한 문제였지만 팀 입장에서는 1, 2순위가 같이 나와서 큰 고민은 하지 않았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둘 사이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 다만 형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 허훈을 1순위로 뽑았다”고 말했다. 이어 “홍석이에게는 미안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둘은 2라운드가 시작되는 11월5일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첫 경기 상대는 통신 라이벌 SK다. 허훈은 “경기 조율 만큼은 KBL에서 최고가 되고 싶고 자신있다”면서 “(허)웅이형과의 대결에서도 절대 지지않고 죽기살기로 뛰겠다”고 말했다.
중앙대 1년을 마치고 프로행을 택한 양홍석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서 뛴 KCC 송교창이 형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 국가대표로 프로선배들과 뛰어보고 부족한걸 느껴서 프로행을 결심했다”면서 “포워드로서 공격력에서는 뒤지고 싶지 않고, 효율적인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