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응시료 年수십만원 부담
토익 독점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한 해 누적 기준으로 수학능력시험(2018학년도 수능 응시자 59만3527명)의 3배나 많은 200만명가량이 응시하는 국내 최대 시험인 토익이 국가공무원시험도 평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토익이 구직, 사내 평가 등 민간 영역은 물론이고 공무원 채용이라는 공적 영역으로까지 나아가 사실상 전 국민 영어시험이 되며 토익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폐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인사혁신처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가공무원 7급 응시자(생활안전 분야 추가 채용 제외) 영어성적 제출 현황에 따르면, 토익 성적을 제출한 응시자가 전체 영어성적을 낸 응시자(2만4437명)의 91.2%인 2만228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7급 공무원시험 응시자 10명 중 9명이 토익 성적을 제출한 셈이다. 이들이 실제 토익을 응시한 횟수는 토익 성적 응시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만 혹은 수십만 번일 것으로 추정된다.
토익은 미국 민간재단인 미국교육평가원(ETS)이 출제하고 국내에서는 민간기업인 YBM이 대행하는 민간시험이다. 토익을 운영하는 곳인 YBM한국토익위원회도 마치 정부 등 공적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로 보이지만 한 기업의 사내 기구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최 측이 시험 응시료, 응시 횟수 등을 자의적으로 책정하며 독점에 따른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응시료는 최근 10년간 30% 올라 5만원에 근접(현재 4만4500원)하며, 응시 횟수는 매년 최다를 경신하며 올해 한 달에 두 번꼴(연간 24회)로 시행된다.
[강봉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