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차산업혁명 시대 이스라엘이 주는 교훈

장시복 기자 2017. 10. 3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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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싸늘해진 바람과 함께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창조경제'는 국가적 어젠다(의제)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수년째 창조경제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주는 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혁신 스타트업 기업들로 성장을 이룬 '창업국가'(start-up nation) 이스라엘이 창조경제의 가시적 롤모델로 부각됐다.

시대적 흐름이자 (창조경제를 대체할) 새 정부의 어젠다이기도 한 '4차산업혁명' 취재차 이스라엘 스타트업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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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한국에서 방문이 끊이지 않았는데 구경만 하고 갔지 이후 투자나 협력 등 후속 성과는 별로 없었어요." (이스라엘 한 스타트업 관계자)

지난해 싸늘해진 바람과 함께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창조경제'는 국가적 어젠다(의제)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수년째 창조경제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주는 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혁신 스타트업 기업들로 성장을 이룬 '창업국가'(start-up nation) 이스라엘이 창조경제의 가시적 롤모델로 부각됐다. 자연스레 지난 정부의 공공기관과 대기업 신사유람단들의 방문도 잦았다. 문제는 '시찰'로 끝났다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흔적이 곳곳에서 지워지던 지난 7월. 시대적 흐름이자 (창조경제를 대체할) 새 정부의 어젠다이기도 한 '4차산업혁명' 취재차 이스라엘 스타트업 현장을 찾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일부에선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당혹스러웠다. 그들에겐 '창조경제'니 '4차산업혁명'이니 하는 말뿐인 구호는 중요하지 않았다. 실용적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기술력 그 자체가 최우선 관심사였다.

기업 문화도 달랐다.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젊은 혁신가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며, 작은 사무실에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간판'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곳곳에서 만난 창업자들이 들려준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은 엇비슷했다. 먼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였다.

"한번 망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우리 현실에선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독보적 기술력을 앞세우자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로 투자자들이 몰려왔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졌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여기에 간섭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며, 민간에서 스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하게 후원자 역할을 해준 이스라엘 정부도 숨은 공로자로 꼽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선 4차산업혁명 시대를 관(官)이 주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창업국가'로 혁신 성장의 길을 가려는 새 정부가 이스라엘 사례를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장시복 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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