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 ① 가수 박재정 인터뷰, 맑은 어른이 되고 싶은 차세대 발라더

권준협 2017. 10. 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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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재정.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재정(22·사진)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았다. 대화하면서 일부러 꾸미거나 가장하지 않았다. 질문을 하기도 전에 먼저 나서 이야기를 풀어놓고 기자에게 반대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주 서울 용산구 미스틱엔터테인먼트(미스틱) 사옥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박재정은 K리그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채로 나타나 해맑게 웃고 있다가도 가장 좋아하는 ‘음악’과 ‘축구’ 이야기를 할 때는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변했다.

차세대 발라드 가수로 손꼽히는 박재정은 지난 13일 윤종신이 작사하고 015B 정석원이 작곡한 싱글앨범 ‘악역’을 발표하고 활동하고 있다.

‘악역’은 지난해 5월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부른 곡 ‘두 남자’와 지난 6월 ‘시력’에 이은 이별 발라드 3부작이다. 올해 ‘월간 윤종신’ 5월호에도 ‘여권’으로 참여해 발라드 가수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4곡은 모두 윤종신이 작사 또는 작곡한 정통 가요 감성의 곡이다. 윤종신 특유의 확실한 주제를 정해두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발라드를 부르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점차 찾아가고 있다.

“이별 발라드 3부작을 계획한 건 아니었어요. 기사를 보면 3부작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나왔더라고요. 4부작 5부작이 될 수 있어요(웃음). 물론 안 나올 수도 있고요. 미스틱에 있는 동안 ‘여권’까지 총 4곡이 완성됐어요. 모두 윤종신 선생님 밑에서 공부한 결과물이고요. 이별 발라드 데모곡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곡을 내려고 합니다. ‘노(No)’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라요.”

이별 발라드곡 중 유독 특별하다고 꼽은 곡은 ‘여권’이다. “듣자마자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윤종신 선생님은 좀 더 유명한 분이 불러주시길 바랐던 것 같은데요(웃음). 사실 ‘월간 윤종신’을 너무 좋아했어요. 가사에서 솔직한 감정이 느껴져서요. 부모님도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걸 아셔서 ‘죽기 전에 꼭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였어요. 결국 하게 되니 어머니가 장난으로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나’라고 하셨죠(웃음).”

윤종신은 올 ‘월간 윤종신’ 5월호를 내면서 박재정을 “1990년대생인데 90년대 발라드에 애착과 향수를 가진 독특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슬픔이란 감정을 생각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있잖아요. 그런데 요즘 부르는 곡의 가사는 제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처절해요. ‘여권’처럼 사랑하는 여자랑 여행을 많이 다녀본 적도 없고요. ‘악역’처럼 나쁜 일을 통보하는 스타일도 아니고요. ‘시력’처럼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힘든 사랑을 한 적도 없고요(웃음). 감정 이입하기엔 사랑의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윤종신 선생님과 작업을 하면서 말씀을 듣고 대화하면서 배우는 게 가장 커요.”

가수 박재정.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재정은 2013년 Mnet ‘슈퍼스타K5’ 우승자로 세상에 나왔고 2015년 미스틱에 들어가면서 정통 이별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가 됐다.

“미스틱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시켜주는 곳이에요. 절대적으로 심리적 부담을 안 줘요. 정산 부분도 그렇고요(웃음). 합리적이고요. 최소한 저한텐 좋은 회사인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데 있어 ‘이렇게 하면 잘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보다 ‘잘 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는 회사에요. 저라는 화초를 잘 키우려는 곳인 것 같아요. 방송에서도 ‘미스틱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말할 정도로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그렇다면 가장 최근 곡인 ‘악역’을 준비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일까. “몸 관리를 제대로 시작한 게 ‘악역’ 준비할 때부터예요. 목을 어떻게 관리하고 잠은 어떻게 자야 하고 이런 거요. 나름 보온병을 가지고 다닌다거나 목을 위해 신경 쓰다 보니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좀 더 여러 가지 음색을 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목소리에 대한 만족감이 생겼어요. 뮤직비디오 연기할 때도 예전보다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웃음).”

박재정의 또래 친구들은 보통 아이돌을 꿈꾼다. 실제로 비슷한 나이의 가수들은 대부분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속해 있다.

“또래 친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발라드를 많이 부르잖아요. 학교에서나 노래방에서나. 단순히 그래서 발라드를 부르는 것 같아요. 일상생활이 발라드 가수를 꿈꾸게 했던 것 같아요. 아이돌도 굉장히 좋아했죠. 아이돌 음악도 세련된 것이 많고요. 제가 좋아하던 분이 아이돌을 너무 좋아했어요. 여러 아이돌을 바꿔가면서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 때문에 아이돌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웃음).”

발라드 가수와 아이돌 가수가 얻는 인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원할 법도 한데 그런 압박감이나 초조함은 없을까.

“물론 더 잘 보이고 싶고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요. 하지만 조급함을 느끼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언젠가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요. 저는 되는 사람이거든요. 다른 누구도 아닌 박재정이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또 맑은 어른이 되고 싶고요. 제가 윤종신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해서 그렇게 똑같이 될 순 없다는 것을 잘 알아요. 여러 선생님께 좋은 걸 배우고 있지만 저는 그냥 저일 뿐이에요.” (2편에서 계속)

권준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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