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처럼 관리 가능한데'..에이즈 편견·혐오 심화

남주현 기자 2017. 10. 2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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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젠 제때 치료만 받으면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한데도 그렇습니다. 에이즈라는 질병보다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

건강라이프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이나 감염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10년보다 2015년 더 나빠졌습니다.

[이지원 : 신체 접촉으론 감염이 안 된다고 들었어요. (감염된 사람이 악수를 청하면 할 수 있나요?) 당연히 못 해요. 감염 안 된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박희원 :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걸 알고 있는 상황이면 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

성관계나 수혈 같은 특수한 상황 외에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될 위험이 없는데도 편견을 갖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에이즈가 의심되어도 진단과 치료를 꺼리고 가족과의 관계도 나빠집니다.

[HIV 감염자 : 우리 누나만 해도 '너는 나랑 친형제니까 같이 밥 먹어도 상관없는데, 우리 애들은 싫어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만나지 마라.]

그러나 에이즈는 두려운 질환이 아닙니다.

완치는 되지 않지만 하루 한 알만 먹으면 병의 진행을 막고 만성질환처럼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에이즈 환자들의 수명도 길어졌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스무 살 HIV 감염자가 꾸준히 약을 먹으면 기대 수명이 일반인의 89%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약을 계속 먹어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은 더 낮아집니다.

유럽 14개국에서 치료 잘 받는 환자 1천여 명을 4년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콘돔을 사용하지 않아도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최준용/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 빨리 치료할수록 그만큼 전파가 덜 되니까 공중보건학적으로도 좋은 거죠. 진단이 늦어지면 그만큼 전파도 많아지게 되고.]

근거 없는 편견보다는 잘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에이즈 확산을 막는 데 더 효과적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형진)    

남주현 기자burnet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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