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소득 3%대 vs 가계소득은 0%대..신기루 같은 '낙수효과'

이천종 2017. 10. 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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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낙수효과' 무용론이 새삼 부각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이 3%대 소득증가율을 유지한 반면 가계는 소득증가율이 0%대로 쪼그라들었다.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증가율 격차는 최근 2년 새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2000억원 초과 수익을 내는 상위 0.02% 기업이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 법인 전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도 김 의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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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낙수효과’ 무용론이 새삼 부각됐다.

정권 교체 이후 첫 국정감사인 만큼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낙수효과를 무색케하는 자료가 쏟아졌다.

낙수효과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이익과 소득이 늘어 투자와 소비가 확대되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개념이다.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수 진영 논리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할 때 내세운 논거도 대체로 낙수효과다. 

국회 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신기루같은 낙수효과의 민낯을 보여주는 자료를 잇따라 공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이 3%대 소득증가율을 유지한 반면 가계는 소득증가율이 0%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율은 0.6%로 전년(1.6%) 대비 1.0%포인트 줄었다. 이는 최근 7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 실질 가계소득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기업소득 증가율은 3.2%로 전년(3.4%)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 가계소득과 대조를 이뤘다.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증가율 격차는 최근 2년 새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2010년 5.8%, 2011년 5.8%, 2012년 6.1%를 기록하며 3년 연속 5~6%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2013년 2.1%로 떨어진 데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6%, 0.6%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반해 기업소득 증가율은 2010년 20.7%에서 2013년 0.9%로 크게 하락했으나 2015년 3.4%로 회복한 뒤 2년 연속 3%대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 증가율은 역전돼 지난해의 경우 5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연간 2000억원 초과 수익을 내는 상위 0.02% 기업이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 법인 전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도 김 의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64만 5061개 기업의 총 소득금액 합계는 215조 727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과표 2000억원을 넘는 법인은 129개로, 모두 합한 소득금액은 122조 3038억원이었다. 0.02%에 불과한 슈퍼 대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전체 법인 소득의 56.7%에 달했다. 129개 슈퍼 대기업의 평균 소득금액은 9481억원이었다. 반면 나머지 98.98% 기업의 평균 소득금액은 1억4400만원에 불과했다. 6584배나 차이가 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국감에서 “지난 10여 년간 법인세 인하로 인한 낙수 효과가 없었다”며 “법인세를 노무현정부 때로 원상회복해 초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도 보수 정권이 법인세율을 내렸지만 경제와 일자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10년 법인세가 인하된 후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현재 2배 가까이 상승한 1000조원에 달한다. 박 의원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법인세인하로 기대했던 낙수 효과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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