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생애 첫 트로피"…나문희, 77세에 맞은 전성기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0.28 13: 29

나문희가 배우 인생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나문희는 지난 2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로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여우주연상은 나문희의 56년 배우 인생에서의 첫 트로피로 눈길을 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 된 후 밝은 미소와 함께 무대에 오른 나문희는 "정말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나문희는 "제작자가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할머니가 무슨 여우주연상이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77세 할머니가 56년 만에 쟁쟁한 후배들 앞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는, 그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의 출연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77살 할머니가 상을 탔으니까 여러분들은 얼마나 희망이 긴가. 여러분들도 열심히 하셔서 여든 살까지 상 받으시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받아야 마땅한 상이었다.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이라는 의미있는 트로피를 쥔 나문희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미소로 무대를 빛냈고, 후배들은 기립박수로 나문희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흥행과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로 기록됐다. 개봉 전에는 추석 개봉을 앞둔 대작들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시사회 이후 휴먼 코미디의 옷을 입은 뭉클한 영화의 진심이 관객들을 울리며 호평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아이 캔 스피크'의 흥행을 이끈 것은 나문희의 힘이었다. 구청의 1호 블랙리스트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산증인까지, 한 많고 굴곡 많지만 소녀처럼 사랑스러운 할머니 나옥분 역을 연기한 나문희는 절실한 진심과 용기로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나문희가 아니라면 '아이 캔 스피크'가 있었을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나문희라는 배우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는 감독의 말처럼, 나문희는 나문희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나옥분 캐릭터로 가을 극장가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무수한 사연과 이야기들로 56년간 대한민국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나문희지만, '아이 캔 스피크'를 감히 나문희의 '인생작'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나문희는 더 서울 어워즈에 이어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영평상에서도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확정됐다. 쟁쟁한 후배들을 꺾고 77살에 맞이한 여우주연상 2관왕이라는 대기록이다. 77살에 가장 아름답게 꽃핀 나문희. 56년 동안 꺼지지 않은 뜨거운 연기 열정,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무한 도전은 나문희가 박수받아 마땅한 이유다. /mari@osen.co.kr
[사진] 더 서울어워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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