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데뷔 56년만에 첫 여우주연상.. 나문희, 전성기는 지금!

[Y피플] 데뷔 56년만에 첫 여우주연상.. 나문희, 전성기는 지금!

2017.10.28.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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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데뷔 56년만에 첫 여우주연상.. 나문희, 전성기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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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살 먹은 할머니가 상을 탔으니 얼마나 희망적이냐. 후배들도 열심히 해서 80살에도 상 받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배우 나문희가 데뷔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마치 소녀처럼 들뜬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그의 모습은 연기자 후배들은 물론 그의 작품을 사랑한 많은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기기 충분했다.

나문희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연출 김현석)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에서 활약했던 그지만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문희에게 트로피를 안긴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여 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문희는 극 중 일본 성노예의 아픔을 지닌 옥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과거를 숨기고 살았다가 용기를 내어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진실한 목소리로 증언하는 옥분의 절실한 진심과 용기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영화는 공개 직전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유쾌한 전개가 펼쳐지는 동시에 예상치 않게 일본 성노예의 이야기를 집어넣은 김현석 감독의 연출력과 나문희의 진정성 있는 연기에 325만이 넘는 관객들이 '아이 캔 스피크'에 응답했다.

단상 위에 오른 나문희는 "김현석 감독이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 나는 할머니가 무슨 여우주연상이냐고 했다"면서 "아마 할머니로서 후배들에게 피해를 줬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카메라 앞에만 서면 욕심이 나 염치 불고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영어 대사 한 구절을 즉석에서 읊기도 했다.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 후배들은 감동의 표정을 지었다. 객석에서도 나문희가 말을 마치자마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존경을 드러냈다.

나문희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더 서울어워즈'에 이어 오는 11월 9일 열리는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도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을 예정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더서울어워즈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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