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 내 플라즈마 발전?..텅 빈 연구소·수상한 계약

박하정 기자 2017. 10. 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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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원전'과 달리 핵융합 플라즈마 발전은 아직 인류가 실현하지 못한 꿈의 에너지원입니다. 안전하고 거의 영구적이어서 인공태양으로까지 불리는데, 우리나라는 20년 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그런데 이걸 3년 안에 실현해 보이겠다고 나선 곳이 있습니다. 보수단체와 한전이 대주주로 있는 한전산업개발인데, 투자 계약을 놓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하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한전산업개발이 플라즈마 발전기 개발 연구소로 지난달 임대한 곳인데 텅 비어 있습니다.

[근처 회사 직원 : 8월에 좀 왔다 갔다 했어요. 9월 초에 한 번 더.]

한전산업개발은 지난 3월, S사와 플라즈마 발전기 개발비를 3년간 지원하는 투자 계약을 맺었습니다.

S사가 소개한 우즈베키스탄의 핵물리학 연구원 5명을 채용하고 체류비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플라즈마 발전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는 이 연구원은 82살 고령이고 나머지 연구원들은 그의 가족입니다.

[김동기/한전산업개발 감사 : (월급도) 박사인 이 사람들은 292만 원이고 손자인 대학 2학년생은 583만 원을 주고 이것도 거꾸로 된 거예요. 이상하잖아요.]

회사 감사와 임원들은 S사가 제시한 원천 기술 특허가 수상하다고 주장합니다.

S사는 지난해 매출 실적이 없는데 과학자가 아닌 이 회사 대표와 전직 의원인 대표 아버지의 이름이 특허에 올라 있습니다.

S사의 계열사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하는 사업에 관한 기술이지 플라즈마 발전과 관련 없다는 지적이 국감에서도 제기됐습니다.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국정감사) : 전 세계 학술 정보 사이트에도 이들이 만들었다는 (플라즈마 핵융합 발전 관련) 논문이나 저서 한 편이 없습니다. 이렇게 황당한 계약이 체결돼서….]

이런 계약을 투자심의위원회나 이사회 의결 없이 한전산업개발 주복원 사장이 체결하자 감사와 임원들이 배임이라고 반발했고 최대주주인 자유총연맹에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사장에 대한 엄중 경고에 그쳤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남성·최준식,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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