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29·KIA)이 너무 잘 던졌던 것일까. 두산 타선이 못 쳤던 것일까.
두산은 26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KIA와 2차전에서 0-1로 완봉패를 당했다. 적진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이제 잠실구장 3연전을 준비하고 있다.
양현종의 투구에 농락당한 두산 타선이었다. 두산은 양현종을 상대로 4안타에 그쳤다. 민병헌, 김재환, 오재일을 제외하면 양현종의 공을 제대로 친 선수는 없었다. 29타수 4안타인 두산의 팀타율은 1할7푼5리였다. 양현종은 9회까지 122구를 던지면서 완벽한 투구를 펼쳐 두산을 침몰시켰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폭발적인 타력을 자랑했던 두산이다. 두산은 NC와 플레이오프서 5득점한 1차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14점 이상을 폭발시켰다. 경기당 득점이 12.5점에 이를 정도로 타격이 좋았다. 특히 17-7로 승리한 플레이오프 2차전서 두산은 김재환의 연타석포와 최주환의 쐐기 만루포까지 터졌다.
오재일도 무서웠다. 3차전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때린 오재일은 4차전에서 무려 네 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홈런 네 방으로 단숨에 9타점을 뽑아낸 장면은 괴물과도 같았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연속타자 홈런을 때려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4경기서 팀타율이 무려 3할5푼5리에 달했다.
미디어데이서 양현종은 “플레이오프 봤다. 두산 타자들이 너무 잘 쳐서 생각이 많았다. 한국시리즈에도 던지게 된다면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로 강하게 던지겠다”고 선포했다.
예고대로였다. 양현종은 공격적인 투구로 두산 타자들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두산이 자랑했던 거포들은 양현종을 만나자 단체로 침묵했다. 두산은 양현종에게 무려 11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양 팀은 3차전 선발로 팻딘과 보우덴을 내세웠다. 양현종의 역투가 3차전까지 영향을 미칠까. 만약 두산의 방망이가 3차전서 다시 살아난다면, 큰 문제는 없다. 양현종은 이제 6차전에서야 선발로 나온다. 두산이 홈 3연전을 모두 잡는다면 안방에서 우승할 기회도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양현종으로 인해 두산 타선의 침체가 길어진다면, 자칫 시리즈의 주도권까지 내줄 우려가 있다. 그래서 3차전 두산타선의 부활은 더욱 더 중요하다. / jasonseo3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