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일합을 겨룬 KIA와 두산이 잠실로 이동해 한국시리즈 3~5차전을 치른다. 최강의 원투펀치가 포스트시즌 1·2선발로 광주 경기에 출전했다면 잠실 경기에는 양팀 3·4선발이 배턴을 이어받는다. 현재 3·4선발의 객관적 전력은 두산이 앞서지만 KIA 선발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갈 가능성도 열려있다.

두산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선발로 마이클 보우덴(31), 4선발로 유희관(31)을 내세웠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우덴과 유희관이 3·4차전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KIA의 3선발로는 팻딘(28)이 유력하지만 4선발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1차전 선발이었던 헥터 노에시(30)가 4차전에 등판하는 3인 로테이션이 가동될 수 있다.

두산 선발은 경험과 안정감 면에서 KIA보다 우위에 있다.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통산 11경기에 출장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11경기 중 한국시리즈 등판이 5차례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몇 년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올렸다는 것도 유희관의 강점이다. 올해 11승(6패)을 수확하고 5년 연속 10승 고지를 넘었다.

보우덴은 한국시리즈 등판이 올해로 두 번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7.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다만 올 시즌 초반 어깨 부상을 입어 지난해의 구위를 100% 회복하지 못했다는 게 불안 요소다. 지난 2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이닝(3실점)만 던지고 강판됐다. 올 시즌 KIA전 성적은 좋았다. KIA 타선과 한 차례 만나 6이닝 2실점, 0.217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이에 맞서는 KIA 팻딘은 포스트시즌 등판이 처음이다. 정규시즌 30경기에서 9승(7패)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4.14였다. 투구 컨디션에 기복이 있어 정규시즌 1위 팀의 외국인 투수인데도 10승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의 내용이 좋았다. 5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했고 2승1패, 2.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팻딘이 9월의 좋았던 흐름을 포스트시즌에서 이어간다면 두산 선발에 결코 밀리지 않는 전력이다. 팻딘은 올해 두산전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67을 올렸다.

문제는 4선발이다. 임기영이 4차전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다른 카드가 급부상할 수 있다. 임기영은 전반기 7승을 쓸어담으며 리그의 샛별로 시선을 끌었지만 후반기엔 1승에 그쳤다. 두산전 성적은 좋지 못했다. 2경기(1승1패) 평균자책점이 6.52로, 9개 상대팀 중 넥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KIA가 1차전 선발 헥터를 4차전에 준비시킬 가능성도 있다. 헥터는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 후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정규시즌 20승을 거둔 투수다. 헥터가 4차전에 출전한다면 선발의 무게감은 KIA로 기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