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적폐' 인정한 자유한국당?.."잘못된 원칙"

이도형 2017. 10. 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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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진을 선임한다는 소식에 자유한국당이 26일 방통위를 찾아 강력 항의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고성을 주고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현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날치기 이사선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전례"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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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효성 방통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고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진을 선임한다는 소식에 자유한국당이 26일 방통위를 찾아 강력 항의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고성을 주고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현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날치기 이사선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전례“라고 맞섰다. 그러자 한국당은 “그것이 적폐 아니냐”고 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았다. 이날 방통위가 전체회의를 소집해 유의선·김원배 전 방문진 이사 사퇴에 따라 방문진 보궐이사를 선임한다는 소식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유·김 전 이사는 구 여권(자유한국당)이 추천해 이사직을 역임했다. 방문진은 관례상 여권이 6명, 야권이 3명을 추천해 이사진을 구성한다. 한국당은 보궐이사인 만큼 자신들이 이사진을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효성 위원장은 전례에 따르면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여권 추천이사는 여권에서, 야권 추천 이사는 야권에서 임명한다며 방통위는 이 전례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 저는 법 정신에 따라서 명확하게 하겠다”며 “임의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말한 ‘이명박 정부 전례’란 2008년 KBS 이사진 교체 당시 상황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 초인 2008년 7월 방통위는 신태섭 KBS 이사의 결격사유를 확인하고 후임으로 강성철 보궐이사를 추천했다. 신태섭 이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여권인 열린우리당 몫으로 임명된 인사였고, 강성철 이사는 이명박 정부 여당인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했었다. 


이 위원장 주장에 한국당은 “잘못된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과방위 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서 그렇게 했으니 그 뒤를 따르겠다는 (것이냐), (현 정부가) 이명박 정권이 적폐라고 하지 않았느냐. 잘못된 원칙을 상속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자기들 편할 때는 계승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과방위원장인 신상진 의원도 “이명박 정부 당시 전례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법 원칙이 아니다“며 “저희가 속했던 정당이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잘못한 것도 많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주창하는 것이 ‘잘못한 것을 없애고 올바르게 한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욕했는데 지금와서 된다고 하면 그건 적폐를 쌓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과 한국당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 받으며 말싸움도 벌였다. 이 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갖고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여당측 위원이나 (야당측) 김석진 위원도 나름대로 압력을 받았다”고 하자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압력에 굴복했잖아요! 결과론적으로는!”이라며 항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압력을 가한 주체가 청와대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여론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 위원장을 “이 정부의 꼭두각시“라고 하자, 이 위원장은 “거북하다”고 하며 두 사람은 말싸움을 벌였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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