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함'과 '열정' 사이…오재원의 던져진 글러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26 09: 59

계산과 어긋난 상황. 아쉬움에 글러브를 던졌다. 성급했던 행동일까. 혹은 열정일까. 논란이 일고 있다.
오재원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두산은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김재환과 오재일의 백투백 홈런 등에 힘입어 5-3으로 리드를 잡았다.

8회말 KIA의 공격. 7회부터 니퍼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선두타자 최형우를 상대했다. 최형우가 친 타구는 2루수 오재원 정면으로 향했다. 무난한 2루수 땅볼 아웃. 그러나 잘 굴러오던 공은 흙과 잔디의 경계에 맞으며 갑작스레 튀어올랐다. 높게 뜬 공은 오재원의 키를 넘어갔고, 우중간 안타가 됐다.
오재원은 곧바로 글러브를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 성급함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발이 빠르지 않은 최형우였던 만큼, 2루에 대한 추가 진루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오재원이 중계 플레이에 들어갈 일도 아닌 상황. 그러나 외야수가 공을 잡기도 전인, 즉 공이 자신의 키를 넘어가자 마자 분노를 표출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오재원의 수비는 끝났고, 추가적으로 오재원의 역할이 없다고는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솔한 면도 분명있었다. 경기 중이라는 것을 망각한 이성을 앞선 분노라는 지적도 뒤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만원 관중 속 치러진 한국시리즈였다. '선수도 사람'이고,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경기였지만, 어린이 팬도 있었던 만큼, 오재원의 행동은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 열정
오재원은 승부욕 하나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안타를 친 후의 강한 액션, 경기 중 거침없는 세리모니. 모두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이 만든 장면이다.
이날 최형우의 타구에서 오재원은 시프트를 걸었다. 그리고 타구가 완벽하게 굴러왔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할 수 없던 변수가 발생했다. 오재원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재원은 이후 맞이한 무사 1,2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처리한 뒤 기쁨에 3루 베이스를 비운 허경민을 지적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기쁨에 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는 방증이다.
두산 선수들과 감독은 모두 이런 행동에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병헌은 "야구 선수라면 충분히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 역시 오재원의 모습에 "집중하다보면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라며 이해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재원은 두산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다. 많은 선수들이 오재원을 향한 신뢰를 보내고, 오재원을 중심으로 잘 뭉치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오재원을 주장으로 임명했다. 기존 주장이었던 4번타자 김재환의 무게를 덜어줌과 동시에 단기전 팀 분위기를 이끌 적임자가 오재원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비록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오재원의 이런 행동은 분명 단기전을 치르는 팀으로서는 하나로 뭉치게 하는 강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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