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술핵재배치 안되면 핵무장"..美전문가들은 반박(종합)

구교운 기자 2017. 10. 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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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文정부 외교정책에 불안함·의구심"
美전문가들, 우려·반대 의사.."효용가치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외교협회(CFR) 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2017.10.24.© News1

(워싱턴D.C=뉴스1) 구교운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핵외교' 방미 셋째날인 25일(현지시건) "미국 정부에 전술핵 재배치를 적극 요청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도 (전술핵 재배치에) 전면적으로 협력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조야(朝野)를 상대로 한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 설득과 여론 전달은 홍 대표 방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홍 대표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과 인도, 서독과 구 소련 사례를 언급, "핵균형이 오히려 평화를 지킨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남북간 군축 협상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미국이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자체적인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스스로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저와 한국당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 독자적 핵무장에 나설 의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지난 정부의 과오로 탄핵사태를 맞았고 지난 9년과 사뭇 다른 성격의 정부가 탄생했다"며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사드(THAAD) 배치 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현재 한국 정부의 주류"라고 강조했다.

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동맹이 깨지더라도 전쟁은 안된다'는 말을 언급하며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정부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한미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핵무기에 맞설 수 있는 실질적 연합방위 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친북좌파들은 터무니없는 환경문제로 국민들을 선동하며 사드 배치를 훼방하고 있다"며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를 국민과 함께 압박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추진과 관련, "좌파세력이 전작권 환수가 마치 자주국방의 길인듯 선동하고 있다"며 "가장 든든한 국방체계인 한미연합방위를 흔드는 시도는 북한의 김정은만 좋아할 뿐"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참석자들은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핵무장 주장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거나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스탠리 로스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전술핵 재배치는 군사적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며 "왜 굳이 배치를 주장하는 것인가. 자체 핵무장의 이점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토비 달튼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핵정책 프로그램 부국장은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요청하면 오히려 한미동맹의 균열이나 신뢰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자체핵무장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핵무장은 남북간 안보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어 답이 아닌 것 같다"며 "핵 자체 개발 이외의 옵션을 생각한 게 있냐"고 질문했다.

홍 대표는 이에 "북핵문제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머리 위에 이고 살고 있어 절박한 문제"라며 "제재나 외교적 수단으로 북핵을 폐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핵무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옵션'에 관한 질문에는 "지금 전략자산만으로는 국민들은 안심하지 않는다"며 "강도가 집에 들어왔는데 경찰서가 집 옆에 있는 것이 옳겠나, 수십㎞ 떨어진 곳에 있는 게 안전하겠나"라고 되물었다.

홍 대표는 다음달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방문의 가장 큰 원인이 북핵문제"라며 "당사자인 한국에 와서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미국외교협회는 미국 뉴욕에서 창립된 외교 국제관계 싱크탱크로 1990년대 후반 '한반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북핵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 한반도 담당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 요직에 있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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