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KIA 김기태 감독, \'선빈아! 안 쪽으로 들어와!\'
24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산 오재일, 유희관, 김태형 감독, KIA 김선빈, 김기태 감독, 양현종.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시리즈(KS) 최다 우승팀(통산 10회) KIA와 2연속시즌 정상에 오른 ‘왕조’ 두산(통산 5회)이 사상 처음으로 격돌한다. 정규시즌 우승 감격을 누린 KIA에 디펜딩챔피언 두산이 도전장을 내민 형국으로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이 25일 광주 1차전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린다.

KIA 김기태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은 24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전통의 강호답게 재미있는 경기로 팬에게 보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명 ‘단군매치’로 명명된 양팀의 KS는 신화속 결말이 바뀔지에 관심이 모인다. 두산 유희관은 “이번 KS가 단군매치로 명명됐는데 모두가 아는대로 곰과 호랑이의 싸움에서 곰이 이겼다. 신화속 결말대로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KIA 양현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우주의 기운이 우리에게 모여있다. 기운을 받아 호랑이 군단이 우승하는 모습을 KIA 팬에게 선물하겠다”고 맞받았다. 21세기 답게 우주의 기운을 받아 4350년 전 신화속 결말을 뒤집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SS포토]한국시리즈 최종 승부 예측하는 두산과 KIA
24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산 오재일, 유희관, 김태형 감독, KIA 김기태 감독, 양현종, 김선빈.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두 팀의 희비는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한 차례 엇갈렸다. 1경기 차 선두싸움을 펼치던 KIA는 수원 kt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자력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시각 두산이 잠실에서 SK에 덜미를 잡혀 최종 순위는 2경기 차였다. 후반기들어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위협하던 두산이 공교롭게도 단군신화가 탄생한 개천절에 호랑이에게 무릎을 꿇은 셈이다. KIA 선수들은 “시즌 마지막을 매경기 KS 7차전처럼 치렀다. 그 치열함을 뚫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으니 기세는 우리 쪽이 앞서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빈이 미디어데이에서 “간절함이라는 큰 무기를 감추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도 할 말은 있다. 2015년 준PO를 시작으로 이른바 업셋 우승을 따내며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뒤 지난해엔 퍼펙트 우승으로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정규시즌은 아쉽게 2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중반까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부진으로 중위권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뒤로 갈수록 왕조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KS 파트너였던 NC를 상대로 PO에서 1차전을 내주고도 내리 3경기를 따낸 압도적인 경기력은 두산이 왜 ‘왕조’로 불리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장면이다. 두산 오재일은 “PO에서 드러난 전력처럼 우리는 단기전, 큰 경기 일수록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저력을 갖고 있다. 단기전 경험이 많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SS포토]악수 나누는 김태형 감독과 김기태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과 KIA 김기태 감독이 24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각자 홈 구장에서 우승 헹가래를 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유희관은 “리그를 대표하는 인기구단 답게 멋진 경기로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은 간절하다. 미디어데이를 광주에서 개최하니 너무 KIA 중심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잠실에서 KS 미디어데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홈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KS 우승을 확정해 두산 팬과 함께 감동을 누려야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실제로 김태형 감독과 선수들은 KS를 5차전에서 끝내겠다는 집념을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KIA 역시 30년 만에 홈인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새 역사를 쓰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KIA 양현종은 “8년 만의 KS이기도 한데 1987년 이후 한 번도 광주에서 우승한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국구 구단이라 잠실에 가도 전광판을 제외한 모든 게 KIA 것이겠지만 이왕이면 홈 팬이 계신 광주에서 우승하고 싶다. 6차전에서 승리를 결정하고 최고를 상징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은 손가락 여섯 개 대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로 정상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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