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이 지난해 더블루K 사무실 문을 열어 취재진에게 국정농단 중심인물 중 하나인 최순실씨가 이용한 ‘태블릿 PC’를 내준 노광일씨(60)를 24일 인터뷰했다.
전화로 진행된 이 인터뷰에 앞서 손석희 앵커는 “그날 노광일 씨가 열어준 문은 국정농단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진실의 문이었다”고 소개했다.
노씨는 태블릿PC 전달 과정에 대해 “처음에는 (김필준 기자가)신분을 안 밝히고 4층에 이사간 사람들이 어디로 갔냐고 물어 모른다고 답하고 돌려보냈다”며 “1시간 쯤 뒤에 돌아와서 JTBC 기자라고 밝혀서 협조했다“고 말했다. 노광일씨에 따르면 더블루K가 이사간 후 사무실에 남아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냐는 기자 요청에 문을 열어줬다. 노씨 는 “고영태의 책상 서랍에서 태블릿PC가 발견되었는데, 전원이 나가있고 충전할 곳이 없었다. 기자가 가져가도 되겠냐고 물어 허락했다”고 했다.
JTBC 화면 캡처
이후 김기자는 노광일씨가 퇴근할 무렵 돌아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며 함께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다음날 여러 언론사에서 찾아왔지만 노씨는 응하지 않았고, 이후 “자료가 폐기될 수도 있으니 가져가서 보관하겠다”고 한 기자에게 태블릿PC를 전달했다.
손석희 앵커는 “본인이 열어주신 그 사무실에서 국정농단 게이트의 스모킹건이 나올 것을 예상했느냐”고 물었고 노씨는 “그때는 작은 단서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에 협조한 것일 뿐, 저로서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더블루K와 임차계약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건물 관리인으로서 임차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전제한 후 “공적인 가치가 우선한다고 판단했고, JTBC를 신뢰했기 때문에 진실규명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보도 후 유상영 더블루K 유상영 부장이 ”기자들에게 문을 열어줬냐”고 전화로 물었을 때 노 씨는 거듭 부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씨가 문을 열어준 사실이 알려지자 유 부장은 직접 찾아와 “훔쳐간 걸로 진술해야 관리인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 씨는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답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노광일씨는 “검찰 수사관이 JTBC와 노 씨의 뒷거래 여부에 대해 물었다”며 “평소 JTBC와 손석희 앵커를 신뢰해서 능동적으로 협조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노 씨는 또 “최순실 씨가 한 달에 한두 번 다녀간 것은 봤지만 정확한 정체에 대해서는 보도 이후에야 알았다”고 했다.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런 사람들은 어떤 근거를 제공해도 안 믿을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또 일부에서 자신을 ‘의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과찬이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보람 있고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10월24일은 JTBC가 최순실씨 태블릿에 대해 처음 보도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