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스포츠산업 기술개발 로드맵 만들자

2017. 10.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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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1988 서울 하계올림픽을 치룬 대한민국은 동계와 하계를 모두 개최하는 8번째 나라다. 최고 기량을 갖춘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스포츠 정신으로 연출하는 올림픽은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운동경기뿐만 아니라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개막식과 폐막식은 종합예술로 표현되어 수십억 인구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가 소개되고 지역이 홍보되어 선수단과 관람자 모두 향유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개최 국가는 올림픽 비전을 제시하고 경기장, 숙박시설, 도로교통, 관광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동안 올림픽대회는 인간의 한계를 도전하는 기록경기에서 어떤 스타가 등장하는지 관심의 대상이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수영의 황제 '마이클 펠프스', 인류에서 가장 빠른 육상의 번개 '우사인 볼트', 피겨스케이팅에서 가장 많이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빙상의 여왕 '김연아' 등 영웅들이 탄생하였다. 그러나 올림픽 스타는 선수만이 아니다. 화려한 영광 뒤에는 감독과 코치, 팬들이 있고, 운동규칙을 제정하는 전문가, 경기결과를 판정하는 심판, 운동경기에 필요한 시설, 장비, 도구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스포츠 산업과 기술이 있다.

소득 증대로 세계 스포츠 인구가 늘고, 그에 따른 시장도 팽창하여 대부분의 국가들은 스포츠를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림픽대회 성적은 국가경쟁력 수준보다 훨씬 높은 10대 강국으로 운동은 튼튼한데, 산업은 허약하고 기술은 취약하다. 특히 스포츠용품의 무역수지는 2000년 이후 만년 적자이며, 몇 년 전부터는 수입이 수출보다 10배 넘는 엄청난 역조가 금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토종 양궁장비 등 일부 품목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골프클럽, 운동화, 헬스용품 등 대부분의 해외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므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핵심목표중의 하나로 ICT올림픽을 설정하여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 편리한 사물인터넷, 감동의 초고화질, 똑똑한 인공지능, 즐거운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첨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포츠산업 측면에서도 신기술 제품을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렇지만 올림픽대회 전후의 반짝 사업이 아닌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스포츠산업 기술정책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최근 스포츠는 사람 중심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사물과 환경을 연계하여 운동을 통한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웨어러블 장치와 센서를 부착하여 실시간 상태를 측정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운동성과를 제고시키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경기장에는 객체를 추적하는 초정밀의 다중 카메라가 설치되어 오심논란과 판정시비가 현저하게 줄고 있다. 스마트 스타디움으로 구축하면 관객은 모바일 앱을 통해 지정좌석 찾기, 음식물 주문, 화장실 안내, 하이라이트 다시보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선수, 심판, 관객 모두 효율적이고 공정하고 편리한 스포테인먼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래에는 운동과 결합된 커넥티드 스포츠(디바이스, 플랫폼, 앱)가 널리 활성화돼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올림픽 스타는 산업과 기술에서도 탄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스포츠산업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스포츠는 전형적인 융복합 분야이므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운동 중심의 경기력 향상과 서비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첨단 스포츠 원천응용 기술, 산업통상자원부는 스포츠 용품 및 소재,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포츠 신기술 사업화 등으로 부처간 역할분담을 통해 정책을 수행한다면 중복투자를 방지하면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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