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일본 야권..야당 세력 결집은 '동상이몽'

도쿄|김진우 특파원 입력 2017. 10. 24. 14:42 수정 2017. 10. 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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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가 지난 12일 총선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야당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몰렸다. 비록 선전했다곤 하지만 입헌민주당의 의석수는 55석으로 ‘55년 체제’ 이후 제 1야당으로서는 최소 의석이다. 거대야당에 대항하기 위한 야당 세력의 결집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지만, ‘동상이몽’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枝野 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생각이 비슷하면 가능한 한 많은 분들과 협력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결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민진당 출신으로 무소속으로 당선된 중진 의원들도 움직이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 (岡田克也) 전 민진당 대표는 조만간 무소속으로 당선된 전 민진당 중진 의원들과 회동한다. 무소속 원내단체를 결성해 입헌민주당과 참의원 민진당과의 연계를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오카다 전 대표는 선거 기간 “선거 후 다시 한 번 야당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야권 재개편론을 제기한 바 있다.

과거 제 1야당이었던 민진당은 현재 4분돼 있다. 입헌민주당 결성파, 희망의 당 합류파, 무소속, 민진당에 남은 참의원이다.

문제는 이들의 생각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일단 당 전체가 희망의 당 합류를 결정했던 민진당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는 이 같은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민진당 참의원 의원들은 희망의 당 합류에 부정적으로, 입헌민주당과의 연계를 바라고 있다. 당내에선 당 분열을 유발해 자민당에 역사적 대승을 안긴 마에하라 대표의 조기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진당 내에선 입헌민주당과 단일 원내단체를 짜는 안도 나오고 있지만 보수에서 리버럴까지를 망라하는 민진당이 일치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 공산당과 ‘공투’를 전개해온 입헌민주당에 희망의 당이나 보수계의 무소속 의원들이 연대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도로 민진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야권 재편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다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나가타초(일본 정치권)의 숫자 맞추기에 관여하고 있다고 오해되면 기대는 눈 깜작할 사이에 어디론가로 가버리고 만다”면서 당의 이념이나 정책의 일치가 연대의 전제가 된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야권에서 결집축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각 당이 따로따로 표류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당연히 차기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2대 정당은 멀어지게 된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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