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혐오공화국①]"우리 사회 전체가 일베"..당신도 잠재적 혐오자인가?

2017. 10.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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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녀, 김여사, 맘충, 한남충 등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혐오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서로를 미움으로 몰아가는 사회, 특히 이성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혐오전쟁이 발발, 핏빛으로 물들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김치녀', '맘충', '한남충' 등 특정 성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혐오ㆍ비난 표현이 101건이었다.

주로 올라오는 내용은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 혐오를 기반으로 한 범죄 기사와 포털 뉴스 페이지로 이동하는 기사 링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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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녀ㆍ한남충 등 온라인 이성혐오 만연
-차별받던 女 반격…‘온라인 페미니즘’ 확산
-“폭력적 언어보다 인권 중심 사회 참여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김치녀, 김여사, 맘충, 한남충 등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혐오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서로를 미움으로 몰아가는 사회, 특히 이성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혐오전쟁이 발발, 핏빛으로 물들고 있다.

양측 모두 공격의 집중력과 화력은 엄청나다. 24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일주일간 온라인 커뮤니티 16곳에서 각각 게시글 100개와 해당 글에 달린 댓글 10개씩을 분석한 결과 성차별적 게시글·댓글 153건을 확인됐다. 유형별로 보면 ‘김치녀’, ‘맘충’, ‘한남충’ 등 특정 성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혐오ㆍ비난 표현이 101건이었다.

혐오는 일베의 몫일까. 일간베스트와 메갈리아ㆍ워마드를 중심으로 치뤄졌던 성대결 양상과 온라인 혐오표현이 남초 커뮤니티와 여초 커뮤니티 간 전면전으로 확산되면서 온라인은 성 대결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이제 성대결 양상은 일부와 일부의 싸움만은 아니다. 다음 카페, 뉴스 댓글창, 청와대 청원 게시판 등 온라인 전 영역으로 번지는 성대결 양상은 적극적으로 미러링 전략을 수용한 여성들의 인식 변화 및 태세전환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뉴스 댓글, 성비 맞추러 가자” =여성 사용자 위주의 다음(Daum) 카페를 중심으로 남성 위주 담론이 주류가 되는 뉴스 댓글창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20대 남성 사용자가 주가 된 뉴스 기사 댓글창으로 달려가 여성 댓글 성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실제로 회원수 160만 명의 쭉빵카페, 회원수 20만 명의 여성시대에서는 최근 여성 인권과 관련한 뉴스 기사를 주기적으로 게재하며 뉴스 댓글창에 의견을 개진하러 가자는 게시글이 빈번하게 올라오고 있다. 주로 올라오는 내용은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 혐오를 기반으로 한 범죄 기사와 포털 뉴스 페이지로 이동하는 기사 링크다.

내용을 살펴보면 ‘20대 남성 사용자 댓글이 많다. 화력지원 부탁한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을 권유하는 식이다. 그 대상은 주로 여성 피해자에 언어로 2차 폭력을 가하는 댓글인 사례가 많다.이 과정에는 미러링으로 불리는 언어 폭력도 자주 수반된다.

▶ 여성혐오 게시물 게재하면 ‘한남충’ 경고 받고 게시물 박제…피해 호소=이종격투기 등 일부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커뮤니티 내 여성 회원들의 압박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남초 사이트 내의 여성 회원들 일부는 여자 연예인을 성희롱한 게시물을 ‘박제’(원본글 삭제를 대비해 저장해두는 행위)해 여초 커뮤니티로 퍼나른 후 이들의 여성혐오 행위를 비판하고 조롱한다.

특히 다수의 여성혐오 게시글을 올려 ‘즐겨찾기’로 추가된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다음 카페에는 나를 즐겨찾은 회원이 누구인지 아이디를 표시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를 응용해 ‘한남충’ 등 미러링에 사용되는 비하 표현이 포함된 아이디로 해당 회원을 즐겨찾는 여성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남성 비하표현을 아이디를 설정하고 성희롱 글을 올린 회원들을 즐겨찾기하는 여성 회원에게 항의하며 역으로 이들을 즐겨찾기한 남성 회원의 게시물 캡처. 사진에 등장하는 표현은 비교적 수위가 낮은 표현에 해당한다.

▶“우리 사회가 전체가 일베”=전문가들은 이처럼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 전반이 ‘미러링 전략’과 폭력성을 전폭 수용한 배경에 여성들 간의 공감대와 연대가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택광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전체가 일베다. 우리 사회 전반에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혐오가 존재한다”며 이같은 변화는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금지된 혐오표현을 하면서 연대감을 확장한 결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미러링은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으니까 내 말을 들어달라고 폭력적 언어로 소리치게 된 것”이라며 “미러링이 어떤 전략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이들의 폭력성을 완화할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남녀가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상태로 여성들의 연대가 강화되면서 운동이 갈수록 맹렬해지고 갈등이 심화됐다”며 “폭력적 언어보다 인권 중심의 사회참여 방식이 긍정적이다. 젊은 층의 동의와 합의를 구하는 청년실업 대책 등의 담론을 통해 정치권이 나서서 단결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다”고 평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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