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제임스김, 자동차 업계 떠나는 한국계 CEO

신정은 2017. 10. 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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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에 이어 박 사장도 회사를 떠나면서 외국계 완성차 업체의 한국인 CEO 열풍이 1년 여 만에 막을 내렸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달말 르노삼성을 떠나고 후임으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계 CEO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레 사임한 데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영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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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실적 압박에 개인적인 사유도 겹쳐
박동훈(왼쪽) 르노삼성 사장과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에 이어 박 사장도 회사를 떠나면서 외국계 완성차 업체의 한국인 CEO 열풍이 1년 여 만에 막을 내렸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달말 르노삼성을 떠나고 후임으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은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김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9월부터 카허 카젬 신임 사장 체제로 돌입했다.

외국계 대주주가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한국계 사장을 기용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국내 외국계 완성차 3사인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이 모두 한국인 또는 한국계 CEO로 채워진 당해 실적도 개선됐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와 스파크 등 인기 모델에 힘입어 지난해 출범 후 사상 최대 내수 판매량인 18만275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도 내수 목표인 10만대를 초과달성해 1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한국계 CEO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레 사임한 데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영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완성차 업체 CEO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이다. 글로벌 본사 역시 한국계 CEO를 임명하면서 노조와의 원활한 대화를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이 이번에 사임을 발표한 시기도 노조와 2017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진 딱 일주일 후였다. 르노삼성은 올해 3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 교섭을 마쳤으나, 지난 8월 노조가 쟁의행위 투표를 가결하는 등 고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노사 협상을 마무리하고 난 후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글로벌 르노 본사에 사임 의사를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CEO가 노조에 갖는 중압감은 생각보다 크다. 파업을 거듭 중인 한국GM의 카젬 신임 사장 역시 부임에 앞서 노조와 만나기도 했다.

판매 실적도 압박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지난해 신차 효과로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올해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이로인해 ‘경질’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단지 몇달간 판매가 좋지 않았다고 사장을 바꾸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히려 CEO 입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때 회사를 떠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인 사유도 있었다. 폭스바겐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박 사장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과 함께 시험 서류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도중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사장과 토마스 쿨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한국을 떠났다. 홀로 한국에 남겨진 박 사장은 많을 때는 주 1회 이상 재판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 65세를 넘긴 박 사장이 바쁜 일정 속에 재판에 참석하는 게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김 전 사장의 경우 한국GM 사장과 함께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암참·AMCHAM) 회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 관계가 중요해지면서 암참의 일이 바빠지자 암참 활동에 전념키로 결정했다. 김 전 사장 입장에서 한국GM이 ‘철수설’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5년간 임기가 보장되는 암참 회장직을 거부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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