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여는 추명호..'2번 기각' 우병우 수사 물꼬 트이나
[경향신문] ㆍ추, 검찰서 ‘비선보고’ 진술…검찰, 추·우 금명 소환 조사
ㆍ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출금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54·사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의 추가 사법처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추 전 국장이 민간인과 공무원에 대한 사찰정보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보고한 정황이 나오고 검찰 수사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땅 거래 의혹이 제기된 후 검찰·특검에서 3차례 수사를 받았지만 두 차례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2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추 전 국장의 공무원·민간인 사찰 의혹 등과 관련해 최근 우 전 수석을 출국금지했다. 추 전 국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 이광구 우리은행장(60), 김진선 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71) 등을 사찰하고 우 전 수석에게 비선보고했다고 진술했다(경향신문 10월23일자 10면 보도).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우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추 전 국장과 우 전 수석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국가정보원법상 정치관여·직권남용 혐의로 추 전 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 20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는 우 전 수석과 관련된 범죄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우 전 수석 수사는 추 전 국장의 진술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 전 국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민정수석실의 통상적 업무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추 전 국장이 부서장이던 국정원 국익정보국(8국)은 수집한 국내 정보를 분석부서인 국익전략실(7국)에 보고하는 업무만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정보보고를 하거나 정보 지원을 하는 역할은 국익전략실이 한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나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의 이런 체계를 모를 리 없다고 보고 이들의 공모 정황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해 보고한 170건에 이르는 최순실씨 관련 첩보가 우 전 수석에게 전해졌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날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댓글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도곡동 김모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73)과 김 전 단장 등이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빈 사무실을 심리전단 사무실처럼 꾸미고 위조문서를 검찰에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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