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개 안락사' 둘러싼 3가지 논쟁 확인해보니

오대영 입력 2017. 10. 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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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번 사람을 문 개는 또 무는가, 사고를 일으킨 개를 안락사 시킬 규정이 있는가, 주요국에서는 안락사를 의무화하고 있는가… 팩트체크에서 이 3가지 논쟁을 둘러싼 팩트를 확인했습니다. '개 안락사'에 대한 찬반 여론이 부딪히고 있어 명확한 사실과 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오대영 기자, 우선 '개 안락사' 규정이 있다, 없다…뭐가 맞습니까?

[기자]

뚜렷한 규정이 없습니다.

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근거가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에 있긴 합니다. 이른바 '살처분'입니다.

하지만 목적은 '전염병 예방, 확산방지'에 국한됩니다.

그 외에 사람을 사망하게, 혹은 다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안락사 시키는 규정은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동안 사망사고가 난 뒤, 그 개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올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사망사고는 이번 건을 빼면 모두 4건입니다.

담당 경찰서에 확인했습니다. 키우던 개가 주인의 딸을 물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주인의 또 다른 가족이 개를 죽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1건은 경찰이 어찌할 방법을 몰라 "검사에게 물어본 뒤에 안락사"시켰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1건은 "개주인 스스로 안락사를 시켰다"고 답했고, 마지막 1건은 개가 어떻게 됐는지까지는 경찰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뚜렷한 규정이 없다보니 사후 관리가 제각각이었던 겁니다.

[앵커]

이게 안락사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사망하게 한 개에 대해 추적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뜻잖아요. 그렇다면 "한 번 문 개는 다시 문다"는 주장은 사실입니까?

[기자]

공식적으로 연구된 결과가 없습니다.

동물행동 연구자들은 그래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개는 다른 동물에 비해 학습 능력이 뛰어나 한 번 공격했다면 다시 할 가능성이 크다는 쪽과, 반대로 그런 학습 능력 때문에 훈련을 하면 다시 물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웅종/동물행동교정 전문가 : 경험에 의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한번 경험을 하면 그 행동은 자연스럽게 연결이 돼요. 그래서 한번 사람 물기 시작하면 계속 물게 되고 그래서 계속 되풀이되는 것이고요. 어렸을 때 사회성만 잘 길들여지더라도 사납고 예민한 개들은 발생 확률이 완전히 줄어드는데…]

[앵커]

마지막으로 해외 주요국에서는 사람을 죽인 개는 안락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건 맞는 내용입니까?

[기자]

결과적으로는 사실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관계기관의 '살처분' 권한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지자체가 위험한 개를 '안락사' 시킬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영국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앵커]

그래서 우리도 개주인은 '처벌'하고, 개는 '안락사'를 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사후 대책 뿐 아니라 주요국이 쓰고 있는 예방책까지 폭넓게 봐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개주인 처벌'과 '개 안락사'를 제도적으로 마련했지만, 이에 앞서 '교육훈련', '행동검사', '자격심사' 등을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해놨습니다.

어떤 개가 위험한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사고가 났을 때 처벌과 안락사라는 방식을 씁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사후 대책 논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늘(23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대책을 발표했는데, 과태료 인상과 맹견 범주 확대, 신고 포상 등이 주였습니다.

교육훈련과 주기적 검사, 환경 조성 같은 근본책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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