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5억 들인 '시각장애인의 눈'..써보니 무용지물
<앵커>
제 뒤에 보이는 게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용 특수카메라입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정작 장애인들로부터는 외면받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도입한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카메라입니다. 원리는 영상통화와 같습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앱을 실행하고 머리에 쓴 카메라를 이 앱에 연동시킵니다.
앱에 등록해놓은 지인이 카메라에 찍혀 전송되는 영상을 보고 안내해주는 겁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사용해 보도록 했습니다. 앱에 접속하기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1급 시각장애인 : 제가 수십 번을 해봤어요. 진짜…다시 한번 시키는 대로 해 볼게요.]
5분 넘게 시도했지만 번번이 접속되지 않습니다. 머리에 착용하는 카메라도 불편합니다.
[10분만 있어도 여기가 아파 가지고 못하고 다닐 정도로 아파요.]
서울시가 지난해 시각장애인에게 보급한 카메라는 400대.
하지만 앱에 접속한 건수는 월평균 17건에 불과합니다.
애초 이 장비는 건설현장에서 쓰던 건데 시각 장애인 용으로 활용 가능한지 제대로 검토조차 않고 보급했던 겁니다.
[웨어러블 카메라 개발 업체 : 건설현장이라든가 산업현장에서는 원격 지휘할 수 있고 그런 쪽으로 활용이 가능한 거죠. (제작과정에서) 시각장애인분들이 인볼브(관여) 되지는 않았어요.]
서울시도 미흡했음을 인정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 제가 봐도 좀 그래요. 너무 이렇게 쓰고 뭘 하기가 불편하긴 하죠.]
그런데도 서울시는 시각장애인을 눈을 밝혀주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정도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고 봐야죠.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정작 시각장애인들은 외면하는 시각장애인 서비스에 서울시가 들인 예산은 5억 원이 넘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박진호, 영상편집 : 이승희)
한지연 기자j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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