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돋보기] 인간계 하산해 '신계' 노크하는 해리 케인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17. 10. 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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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해리 케인이 23일 윔블리 구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서 할로윈 파티를 연다면 참가자들은 해리 케인 가면을 쓰고 나타날 것이다.”

23일 리버풀전이 끝난 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토트넘 골잡이 케인(24)에 대해 평가한 대목이다. 케인이 리버풀 수비수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는 뉘앙스를 담은 표현이었다.

케인은 이날 선취골 포함 2골 1도움을 올리며 리버풀에 또 한 번의 수모를 안겼다. ‘텔레그래프’가 “나이 많은 선수가 주니어 팀을 상대하는 것 같았다”, “훌륭함이 싸구려를 드러냈다”고 표현한 데서도 그의 활약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케인이 골을 넣는 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는 이미 지난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골잡이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케인은 한 단계 더 올라선 것 같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호령하고 있는 ‘신계’를 노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갖게 할 정도다.

지난 8월 열린 뉴캐슬과 첼시, 번리전에서 침묵한 케인은 9월부터 득점포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6경기서 8골을 몰아넣어 2위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이상 7골)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나섰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경기 5골을 터뜨렸다.

김세윤 축구평론가는 “케인은 터치와 움직임, 침착성이 입신의 경지에 올라 있는 선수”라며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신계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케인은 2017년 한 해 동안 45골을 터뜨려 44골의 호날두를 간 발의 차이로 앞서 있다. 경기당 골 역시 케인이 1.13골로 호날두(0.92골)를 능가한다.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가 세계 정상급 골잡이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찬사도 잇따르고 있다.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모든 능력을 갖춘 완벽한 선수”라고 극찬했고, BBC 해설위원인 대니 머피도 “그의 경기에서 약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앨런 시어러는 이날 리버풀전을 본 뒤 트위터에 “그가 나를 향해 오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시어러는 260골로 역대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이다. 케인은 현재 86골. ‘스마트베츠’에 따르면 케인이 현재와 같은 경기당 0.68골 페이스를 유지하고 시어러와 똑같이 시즌 당 31.5경기를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8년 뒤인 2025년 연말에 시어러의 통산 최다골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시어러의 트윗은 케인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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