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바다에 잠겨도, 도로가 하나여도.. "우린 희망 잃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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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언젠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지 오래지만 33개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키리바시 사람들은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키리바시가 경제를 재건하더라도 전세계가 합심해 해수면 상승을 늦추지 않으면 키리바시에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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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언젠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지 오래지만 33개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키리바시 사람들은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리바시의 유일한 도로. 호주가 도로 재건을 지원하고 있다. |
키리바시 전체 인구를 10만여명이라고 소개한 가디언은 이 나라에는 도로가 딱 하나만 있다고 소개했다. 학생이나 환자, 음식과 물, 택시와 미니버스,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다니는 유일한 도로다.
키리바시의 섬 중 한곳. 바닷물이 들어와 더이상 코코넛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
키리바시 타라와 북쪽 아이타 지역 전경. 일부 가옥들이 바닷물에 잠겼고 이젠 작물 재배도 못하게 됐다. |
키리바시의 아발랑섬에 사는 마리아 테카이 할머니가 바닷물 유입으로 쓰러진 코코넛 나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키리바시의 아노테 통 전 대통령 |
타네티 마마우 대통령은 보다 현실적이고 강력한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키라바시 비전 20’(KV20)으로 이름지어진 이 계획은 앞으로 20년 후까지 준비하자는 취지의 장기 계획이다. 국가의 조업 면허 사업을 확대해 실업률을 낮추고 교육 기회를 확대하며, 빈곤율을 줄이는 게 첫 목표다.
키리바시가 세계 각국 어선에 조업면허를 팔아 번 돈은 2009년 2950만호주달러(약 260억원)에서 2015년 1억2000만호주달러(약 10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키리바시 정부는 주 수출품인 ‘코프라’(말린 코코넛 열매) 가격을 킬로그램당 2호주달러로 두배가량 올렸다.
하지만 키리바시가 경제를 재건하더라도 전세계가 합심해 해수면 상승을 늦추지 않으면 키리바시에는 미래가 없다.
아노테 통 전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태평양 국가들에겐 생존의 문제”라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지금 키리바시 정부가 실시하는 경제정책 등이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지금 집에서 손자, 손녀가 자라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도 “이젠 20년, 30년 후에 나의 손자, 손녀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사진=가디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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