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실타래' 카탈루냐 사태에 양비론 고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키로 결정하고 카탈루냐가 이에 반발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이 제기된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지난 21일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비상조치를 선언하면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향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라호이 총리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며 그가 택한 해결책으로는 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카를로스 3세 대학 정치학 교수 파블로 시몬은 "카탈루냐 독립론자들이 스페인 헌법을 무시했다"면서도 "중앙 정부 또한 정치적으로 대화를 추구하고, 온건한 카탈루냐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된 데에는 양측 모두에서 잘못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문화와 언어를 가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대한 열망은 이미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라호이 총리와 푸지데몬 수반은 양측이 충돌한 '라운드'마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서로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싸움의 판만 키워왔다.
특히, 매우 다른 성향의 유권자를 각각 등에 업은 두 사람이 각자의 체면을 지키려 한 게 오늘날 위기를 부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약해 보일 여유가 없는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를 넘어 스페인 전체 유권자를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여당인 국민당(PP)의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가운데 두 차례 총선을 치르고 지난해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은 그로서는 국가 지도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확고한 입장이 필요했다.
반면 푸지데몬 수반은 카탈루냐에서 사실상 '공중누각'이나 다름없는 독립을 약속하며 지지층을 다져왔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됐지만 아직 최악의 충돌을 피할 기회가 남아 있다고 조언한다.
스페인 상원이 전체회의에서 자치권 박탈을 위한 헌법 제 155조 적용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27일까지 나흘간의 시간이 있다.
바르셀로나 대학의 경제학 교수 안톤 코스타스는 "이제 포커게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며 "두 플레이어는 각자 으뜸패를 보여줬으나 실제로 테이블 위에 올려 놓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매우 나빠 보이더라도 아직 헌법 155조와 독립을 선언하지 않을 마지막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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