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勞정책에 이어 親勞인사까지..노사 운동장 더 기울어지나

박태진 2017. 10. 23.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친노동 정책 기조에 이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장까지 노동계 출신이나 친노동권 인사들이 꿰찰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勞使) 정책이 지나치게 노동계 측에 편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사전문가는 "현 정부가 친노동계 성향으로 고착화하면 향후 산업 등 재계 전반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균형감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 공공기관장 선임 작업에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대지침 폐기·최저임금 1만원 인상 수순 밟아
근로시간 단축 입법추진..행정해석 수정도 고려
산인공·폴리텍 이사장 등 노동계 인사 독식 우려
"친노동계 성향 고착화, 반발 살수도..균형인사 필요"
김영주(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역 환승센터에 설치된 현장 노동청을 방문해 경기 지역 양대 노총 제안서를 접수한 뒤 오재석(왼쪽)민주노총 경기본부 사무처장 및 허원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의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이상, 근로시간 단축까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친노동 정책 기조에 이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장까지 노동계 출신이나 친노동권 인사들이 꿰찰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勞使) 정책이 지나치게 노동계 측에 편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 사회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북핵 리스크 등 대외적인 경영 악화 요인까지 겹치면서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활동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0년간 친기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차원임을 감안하더라도, 노동계뿐만 아니라 재계의 목소리도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노(親勞) 정책 가속화 잇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 편향적인 노선만 걷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양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폐기 등의 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해왔다. 그간 노동계가 끊임없이 요구해 온 사항들이다.

우선 지난 5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로화’를 선언하면서 현재 85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현재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6470원)보다 16.4%나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15.7%의 인상이 필요했는데, 일단 이번 최저임금위는 노동계의 승리로 끝난 셈이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열린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양대 지침 폐기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근로시간 단축(주 최대 68시간→52시간)도 현재 국회 입법을 통해 추진 중이다. 특히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행정해석을 수정해서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당·정·청협의에서 반장식(왼쪽) 청와대 일자리수석, 이용섭(왼쪽 일곱번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우원식(왼쪽 여덟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하 기관장에 노동계 인사 속속 배치

정책 기조 뿐만 아니라 인사에서도 노동계에 치우친 조짐을 보이면서 ‘보은 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한국노총 출신 정치인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은데 이어 경제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노총 창립멤버인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올랐다.

최근 공모절차가 진행중인 고용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폴리텍 이사장으로 각각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거론된다.

특히 폴리텍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12대에 이어 13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공동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부위원장의 인사가 확정된다면 보은 인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공기관들은 노동계 출신 인사를 기관장으로 맞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노동계 인사가 기관장에 오르면 그간 일하는 방식과 견해 차이로 정책수립 시 의견 대립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조직 내부의 불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 역시 노동계로 치우친 인사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사전문가는 “현 정부가 친노동계 성향으로 고착화하면 향후 산업 등 재계 전반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균형감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 공공기관장 선임 작업에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