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부부처 기가 막힌 '유리천장'

안규영 기자 2017. 10. 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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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는 물론 정부부처에도 '금융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금융정책·상품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이나 임원 자리에서 성비 불균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여성 임원은 "적금 등 하나의 상품만으로 자산 관리가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에 맞는 자금 관리가 중요하다"며 "금융상품 시장이 변하려면 상품 공급자의 다양성이 필요한데 성비 균형은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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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4급이상' 女 5명, 3급 이상은 아예 없어 타부처 비해 半도 안돼

금융회사는 물론 정부부처에도 ‘금융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금융정책·상품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이나 임원 자리에서 성비 불균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4급 이상 공무원 79명 가운데 여성은 5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3급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여성은 한 명도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주요 금융회사 75곳의 임원 2102명 가운데 여성은 65명(3%)에 그친다.

금융위의 ‘기울어진 성비’는 정부의 ‘여성 관리자 임용 확대 계획’에 어긋난다. 인사혁신처는 여성의 공직 진출과 국가 주요 정책 결정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4급 이상 국가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을 늘려 왔다. 각 정부부처의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올해 초를 기준으로 평균 13.5%다. 인사혁신처는 연말까지 이를 15.0%로 늘리는 게 목표다. 금융위의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중은 6.0%로 정부부처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왜 유독 금융위에 두꺼운 유리천장이 만들어져 있을까. 여성의 재경직 공무원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점, 육아 문제 등이 이유로 꼽힌다. 재경직 행정고시 출신인 한 여성 공무원은 “2000년대 들어와서야 재경직에서 여성 합격자가 늘었다”며 “경제 관련 중요 부처의 고위급은 대부분 재경직 행정고시 출신인데 여성의 경우 인력 풀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일이 힘든 편인데, 육아와의 병행에 어려움을 겪다 부서를 옮기거나 휴직계를 내는 여성 동료들이 적잖다”고 했다.

금융 유리천장은 금융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융정책이나 서비스는 소비자의 여러 수요를 바탕으로 하는데 성비가 한쪽으로 쏠리면 다양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여성 임원은 “적금 등 하나의 상품만으로 자산 관리가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에 맞는 자금 관리가 중요하다”며 “금융상품 시장이 변하려면 상품 공급자의 다양성이 필요한데 성비 균형은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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