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몸으로 수류탄 막은 한국계 병사, 평택 미군기지서 '부활'
전 세계 미군 시설 중 처음으로 한국계 병사의 이름 붙여
2007년 이라크戰 의무병 참전.. 병력 이동중 동료 위해 살신성인
3세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 이라크 가기 전 주한미군 복무
2007년 6월 이라크에서 '테러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하던 미군 병력이 이동 중 적군의 매복 공격을 받았다. 그때 의무병이었던 한국계 김신우(23) 병장이 부대원들에게 날아든 수류탄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는 산화(散華)하면서 전우 여러 명의 목숨을 지켰다.
그로부터 10년 뒤 그의 이름을 딴 병원이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문을 열었다. 19일 개원식을 한 '김신우 병장 군 응급의료센터·치과 병원(SGT Shin Woo Kim Soldier Centered Medical Home and Dental Clinic)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전 세계 미군 시설 중 처음으로 한국계 병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김 병장이 의무병이었고 한국계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개원식엔 유족과 토머스 반달 주한 미8군 사령관 등 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병장의 아버지 김유복(67)씨는 "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3남매 중 막내였던 김신우 병장은 3세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정착했다. 둥글둥글한 얼굴에 늘 미소를 머금고 친구들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 '찐빵' '우 대인(大人)'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지역신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전했다.
그는 2005년 입대했다. 의무병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다음 의료 계통에서 일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어머니 이금옥(63)씨는 "9·11 테러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라 아들을 극구 말렸지만, 부모 몰래 입대 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김신우 병장은 1년 반을 한국에서 복무한 뒤 이라크로 배치됐고, 파견 종료를 여섯 달 앞두고 숨졌다. 순직 당시 정황이 알려지면서 김신우 병장에게는 미국 정부가 군인에게 주는 훈장 중 셋째로 등급이 높은 '실버 스타 훈장'이 추서됐다.
김 병장의 부모는 아들을 잃고 나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직접 쓴 위로 편지를 받았다. 장례식엔 아널드 슈워제네거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정·관계 인사와 군 장성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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