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아베-시진핑 권력기반.. 거세질 동북아 '힘의 경쟁'
[동아일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2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발목을 잡던 사학 스캔들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아베 총리는 정치인생 최대 목표인 평화헌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우경화 행보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대회에서 강력한 권력을 확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을 파고들어 세계 외교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내 입지를 다진 두 ‘스트롱맨’이 강력한 외교를 표방하고 나서면서 중간에 낀 한국의 외교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 아베 “지금 요구되는 건 강한 외교력”
당초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50석 이상 의석을 잃어 총리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NHK는 이날 출구조사에서 “자민당이 공명당과 합쳐 개헌선(3분의 2) 전후인 281∼336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 공약에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담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근거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22일 여권의 과반수 의석 획득이 확실해지자 인터뷰에 응해 “자위대의 위헌 논란을 해소하고 싶다”며 의욕을 밝혔다. 선거 승리를 통해 개헌안이 국민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 새 헌법 시행’ 목표를 향해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을에 임시국회를 소집해 여당의 개헌안을 내놓고, 내년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시나리오가 정치권에 돌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를 기반으로 북한 압박과 중국 견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5∼7일 일본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를 시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항모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즈모는 중국 항모에 대항하는 핵심 전력이다.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국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진핑, 전 세계서 미국과 경쟁 예고
시 주석은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외교 정책을 폐기하고 중국의 세계 영향력과 적극적인 역할론을 한층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의 고립주의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미중 간 협력뿐만 아니라 경쟁과 긴장, 갈등전선이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차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 교수는 시 주석의 19차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대외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적 성향과 영국의 브렉시트, 유럽연합(EU)의 약화 등이 중국의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국제협력을 강조한 ‘신형 국제관계’를 제시한 것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중국의 영향력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란 설명이다.
시 주석은 “결코 정당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자국 이익에 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만 독립 문제에서는 미국과의 충돌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핵심 이익이 걸린 분쟁에서는 힘을 내세우고 보복외교까지 불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시 주석이 2050년까지 일류 군대 전면 건설을 강조하면서 군사강국을 표방한 데 대해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FT는 “아시아 주변 국가들을 괘 우려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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