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랑자끼리 통해.. 11년째 우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일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53)의 '신작'이 발매됐다.
켄트는 "한때 음악가를 지망한 '이시'(이시구로의 애칭)를 만난다면, 그가 자신의 연주 솜씨를 겸양하더라도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
"이시는 일본 출생으로 영국에서 자랐고, 저는 미국 출신이지만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죠. 서로를 '유랑자'로 보고 머물 수 없는 이의 스토리를 노래에 투영하기로 했어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즈보컬 스테이시 켄트가 본 '내친구 이시구로'
[동아일보]
피아노 앞에서 합작을 논의 중인 세 사람. 왼쪽부터 가수 스테이시 켄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작곡가이자 켄트의 남편 짐 톰린슨. 노벨상 발표 직후 이들은 열정적 축하를 주고받았다. ⓒLorna MacDougall |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새 작품은 뜻밖에 노래 가사다. 이날 발표된 세계적 재즈 보컬 스테이시 켄트(52·사진)의 새 앨범 ‘I Know I Dream’에 실린 ‘Bullet Train’이란 곡이다.
이시구로는 10년 전부터 켄트에게 독점적으로 가사를 공급해 왔다. 이번 노래가 열 번째 합작품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전속 작사가로 둔 가수의 기분은 어떨까. 런던에 머무는 이시구로의 오랜 친구 켄트를 18일 국제전화로 인터뷰했다.
켄트도 문학 전공자다. 소설 쓰기도 공부했다. 이시구로의 가사에 선율을 얹는 짐 톰린슨은 켄트의 남편이자 철학도 출신 음악가다. 켄트와 이시구로는 서로의 팬으로 처음 만났다. “이시가 BBC 라디오에 출연해 무인도에 가져가고픈 음반으로 제 것을 꼽았어요. ‘감사하다. 나 역시 당신 팬이다’라고 전하다 점심 약속까지 잡게 됐죠.”
2006년 어느 날의 식사는 세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 “이시는 일본 출생으로 영국에서 자랐고, 저는 미국 출신이지만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죠. 서로를 ‘유랑자’로 보고 머물 수 없는 이의 스토리를 노래에 투영하기로 했어요.”
점심 식사 2주 후, 켄트-톰린슨 부부의 집 우체통에 보통 우편이 도착한다. 이시구로의 친필 가사 두 편. 이시구로가 1995년 소설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 소재를 가져온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과 ‘The Ice Hotel’. 이들 곡을 담은 음반 ‘Breakfast on…’은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이시구로는 2015년 한 인터뷰에서 “작사에서 배운 것들이 소설 쓰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행간에 많은 것을 담는 법을 익혔다는 것이다. 이시구로의 작품 대부분을 독파했다는 켄트는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최고작으로 꼽았다.
켄트는 “유랑자들인 이시와 저는 노래로 멜랑콜리를 이야기하면서도 희망을 위한 작은 창문을 열어 두기로 했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음반을 재생했다. 이시와 켄트의 노래는 스며들고 비추어 왔으며 마침내 불어 들어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핫한 경제 이슈와 재테크 방법 총집결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 강해진 아베-시진핑 권력기반..중간에 낀 韓은?
- 총선 압승한 아베..日 '전쟁가능 국가'로 성큼
- "洪체제 무너뜨릴 것" vs "노욕-노추, 당 떠나라"
- 서울대, 김상곤 부총리 논문 표절 본조사..예비조사서 "가능성 있다"
- 영화 '희생부활자' 속 유진상가, 알고보니 北탱크 막을 바리케이드?
- 부패혐의로 제거, 의문의 비행기 추락.. 中 권력투쟁 잔혹사
- 중국은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정치보복 반복하는 우리가 걱정
- 제주항공, 예매율 낮자 멋대로 취소.."국토부가 변경" 거짓말도
- 휘발유-경유 빼고 남은 기름에서 '황금알' 찾은 SK루브리컨츠
- 업계 떠나는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韓, 일손 달려도 사람 뽑기 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