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에 어학연수, 해외유학?..이제는 꿈 아닌 현실

이은주 2017. 10. 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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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일본의 신풍경 담은 책『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
몸값 뛰는 시니어 통역 가이드
걸으면서 배우는 '워킹 투어' 인기

━ 이탈리아어 배우며 와이너리 방문, 영국서 영어 배우며 가드닝 체험

표지
이제 당신은 나이 60 중반에 해외 유학을 계획하게 될 지도 모른다.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젊을 때 꿈만 꾸다가 접은 '해외 유학'의 꿈을 늦게나마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평생 일하며 저축해놓은 약간의 자금만 있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어학 공부도 할 수 있고, 현지 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그 나라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유적지를 관광하는 생활. 은퇴 후 맞는 50대 후반과 60대에 진정한 '세컨드 라이프'의 기회를 진지하게 고려해볼 때다.

먼 얘기가 아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시니어들의 해외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책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김웅철 지음, 페이퍼로드, 1만6800원)엔 현재 고령화 사회 일본에 등장한 다양한 새로운 풍경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시니어 해외 유학'이란 주로 영어 등 어학을 배우는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말한다.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현직에서 생활하며 어학도 배우고 현지 문화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탈리아어를 배우며 유서 깊은 와이너리 견학도 하고, 영국에서는 가드닝을 체험하며 영어 공부를 하는 식이다. 하와이에서는 서핑을 즐기며 요가와 요리도 배울 수 있다.

일본에서는 60대 정년퇴직 남성이나 자녀 교육을 마무리한 중장년 주부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프로그램은 오전에 학교에서 외국어를 배우고, 오후에 현지문화를 체험하는 식이다. 비용은 1개월 코스를 기준으로 학비와 체재비, 항공료 수수료 등을 포함해 뉴질랜드 45만엔(약 450만원), 캐나다 48만엔(480만원), 영국 50만엔(500만원) 정도.

━ '젊은 노인', 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 역시 고령화 사회에 일찍 진입한 일본은 다양한 '사회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노인'들이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고령 문화다. 예를 들면, 어학 능력을 갖춘 은퇴한 시니어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통역 가이드로 일한다. 도쿄나 도쿄 인근 도시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가이드를 해주는 '도쿄 프리 가이드'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 회원의 5분의 1이 60세 이상이다. 이게 관광 통역 자원봉사라면 아예 외국어에 능통한 시니어를 발굴해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인재 파견회사 '마이스터 60'이다. 보수는 시간당 1000엔 정도.

━ 산 둘레길 걷는 '워킹 투어'도 인기 일본 시니어들 사이에서는 워킹 투어(walking tour)도 인기다. 걸으며 도심의 명승지를 둘러보는 상품이다. 건강과 재미, 성취까지 얻을 수 있어 여성 참가자가 전체의 70%에 달한다. 도심을 벗어나 산 둘레길을 걷는 코스도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대표적인 것이 후지산 둘레길 코스라고 한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 하루 9km 정도 걷는다.

저자 김웅철씨는 "20년 정도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일본의 '젊은 노인'은 무엇보다 시간과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풍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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