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아베 야당' 위상확보 日입헌민주당..'전쟁가능개헌' 막을까

입력 2017. 10. 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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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44~67석 예상 '예상 밖 선전'..사라질뻔 정통 야당 명맥 지켜
야권 재개편론 활발 전망..개헌 막을 '호헌'세력 구심점 될 듯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여권의 압승으로 끝이 난 22일 일본 총선에서 야당 중에서 리버럴(자유주의)계인 입헌민주당이 그나마 선전했다.

NHK의 출구조사 결과 입헌민주당은 44~6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38~59석이 예상되는 '희망의 당'을 제치며 자민당에 이어 제2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일 창당 이후 20일 만에 선거를 치렀지만,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해 민주당, 민진당에서 이어지는 일본 정통 야당의 명맥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입헌민주당은 기존 제1야당 민진당이 사실상 해체를 선언하고 극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 '희망의 당'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고이케 지사로부터 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인사들이 만든 정당이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희망의 당은 개헌을 지지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하며 외국인에 지방 참정권 부여를 반대해야 한다는 등의 기준을 정해 놓고 리버럴 색깔이 짙은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53) 전 관방장관이 리버럴계의 결집을 외치며 입헌민주당을 창당했다.

입헌민주당은 창당 후 짧은 시간만에 선거를 치렀지만 선전하며 해산 전(16석)보다 3~4배가량 의석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케 열풍에 민진당이 스스로 몰락하며 사라질 뻔 했던 정통 야당의 명맥을 본의 아니게 희망의 당에서 배제됐던 인사들이 잇게 된 것이다.

입헌민주당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은 희망의 당이 자민당과 닮은꼴 공약을 내세운 것과 달리 리버럴계의 색깔을 유지한 공약을 내놓으며 진보계가 결집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희망의 당은 '원전 제로'를 주장하긴 했지만, 개헌에 찬성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등 사실상 자민당과 다를 게 없는 공약을 내세웠다.

북한 문제 등 안보에 대해서는 고이케 지사가 스스로 '자민당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호헌(護憲·헌법개정 반대)을 전면에서 강조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에 다가오게 하도록 북한에 대해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입헌민주당은 '반 아베'와 호헌을 함께 원하는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부상했고, 정통 야당의 몰락을 우려한 리버럴계 유권자들의 결집지가 됐다.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의 총선 압승으로 개헌 추진이 급물살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호헌 세력들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진당 출신 인사 중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선된 인사들, 희망의 당 공천파 중 일부가 합류하며 향후 만만치 않은 세력으로 커질 수 있다.

선거 기간 느슨한 연대 관계였던 공산당과 사민당 등도 호헌 등 정책면에서 입헌민주당과 힘을 모을 수 있는 여지가 작지 않다.

일본 정계에서는 선거 중반부터 희망의 당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희망의 당의 공인(公認)을 받았던 민진당의 일부가 선거 후 다시 빠져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일찌감치 돌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전 민진당 대표는 유세에서 "선거 후 다시 한 번 야당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야권 재개편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입헌민주당을 이끌며 리버럴계의 대표주자가 된 에다노 대표는 일본 국민 사이에서 성실한 이미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민주당 정권 시절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 당시 관방장관을 맡았던 에다노 대표는 밤낮없이 정부의 '입' 역할을 하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수시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면서 지진 발생 후 109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트위터에서는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에다노 (잠 좀) 자라'라는 태그를 붙인 글을 올리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관방장관을 맡았던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가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당시 수시로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트위터 상에는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에다노 자라'라는 태그를 붙인 글을 올리는 것이 유행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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