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댓글수사 대비 '가짜서류·사무실' 꾸민 박근혜 국정원

심수미 입력 2017. 10.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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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 첫 소식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한 단독 보도들로 시작하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기, 댓글부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당시 국정원에서 이에 대비해 심리전단 사무실부터 관련 서류까지 아예 새로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댓글 활동이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이 아니라, 대북 심리전의 일환인 것처럼 컴퓨터 자료와 문서를 꾸몄습니다. 2013년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들은 한 마디로 가짜였던 겁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뒤늦게 메인 서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악됐습니다.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은 안보를 이유로 메인 서버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진상 규명을 4년 이상 늦춘 책임 등에 대해 남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심수미 기자입니다.

[기자]

2013년 4월 30일, 검찰 댓글수사팀이 국정원 심리전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이 국가 안보 문제를 들어 메인 서버 압수수색을 거부하면서 검찰은 이날 심리전단 관련 자료만 겨우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검찰이 갖고 나온 자료들도 국정원이 가짜로 만들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3년 초 비어있던 사무실 두 곳에 컴퓨터 등 집기류를 채우고 마치 심리전단 직원들이 써온 것처럼 꾸몄습니다.

대선이 치러졌던 2012년의 회의록과 업무보고 문건 등도 이때 한꺼번에 조작해 만들어서 캐비닛에 넣어 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대북 사이버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던 것처럼 꾸민 겁니다.

그동안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의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 내내 '대선용 댓글 조작'이 아니라 정상적인 대북 심리전의 일환이었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이 근거로 내세웠던 자료들은 마치 영화처럼 조작된 세트장에 놓여있던 소품에 불과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 이학진, 영상편집 : 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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