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실패? 김경문 감독 2기는 이제 시작했다

윤세호 2017. 10. 2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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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등 코칭 스태프가 18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에서 4-4로 맞선 5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나성범을 반기고있다. 2017.10.1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해보다 못한 시즌을 보낸 것은 맞다. 2016년 정규시즌 2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준우승 등의 결과와 2017년을 단순 비교하면 실패한 시즌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순위는 두 계단 떨어진 4위에 그쳤고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했으나 플레이오프(PO) 시리즈서 1승 3패로 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 4위로 2015시즌 3위, 2016시즌 2위보다 못한 결과다.

하지만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목표가 우승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한 전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NC는 지난해 11월 김경문 감독과 2017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최고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는 메이저리그(ML)로 향했고 이호준(41), 손시헌(37), 이종욱(37) 등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은 기량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가 됐다. 무엇보다 토종 선발진의 경쟁력이 상위권 팀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페넌트레이스 성공의 필수요건이 선발진임을 고려하면 NC가 다시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쉽게 서지 않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유지가 아닌 변화를 택했다. 2017 스프링캠프 명단을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짰고 베테랑 선수들은 고양에서 시즌을 준비시켰다. 베테랑 선수를 무조건 떨어뜨려 놓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라도 1군에 호출할 수 있음을 미리 공지하며 될 수 있으면 한 자리라도 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는 방향을 추구했다. 실제로 2017시즌 개막 후에는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던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33) 등이 모두 1군에 합류했다.

지난 겨울 재계약과 동시에 김 감독이 그린 청사진은 2019 정규시즌 우승이다. 야심차게 우승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2016시즌은 뒤로 묻고 2019시즌까지 다시 대권을 노릴 전력을 만드는 데에 전력을 다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래서 장현식(22)과 구창모(20)에게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줬고 이종욱이 아닌 김성욱(24)과 김준완(26)을 중용했다. 주전포수 김태군의 뒤에는 박광열(22)과 신진호(26)를 배치했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권희동(27)을 주전 좌익수로 고정시켰고 이민호(24)와 임정호(27)의 가용폭도 넓혔다. 포스트시즌에선 군에서 막 전역한 노진혁(28)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벼랑 끝에 몰린 PO 4차전 선발투수로 통산 선발 등판 횟수가 20경기도 안 되는 정수민(27)을 내세우며 “정수민은 2018시즌 NC의 선발로 활약해야 할 선수”라고 말한 것은 김 감독의 나침반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9시즌까지 매 시즌 성장하는 20대 선수들을 팀의 기둥으로 만들기 위해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나)성범이와 (박)민우가 꾸준히 성장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들 만으로는 부족하다. 20대 선수들이 성범이, 민우와 함께 활약할 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5년 동안 팀의 기둥이었던 이호준은 PO 4차전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며 “올해 성장한 선수들이 참 많다. 경험을 많이 쌓은 구창모는 2018년에는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장현식은 이미 올라왔다. 한 단계만 더 성장하면 우리나라 최고 선발투수가 될 것이라 본다. 내 등번호인 27번도 이제 현식이 번호가 된다. 정수민도 컨트롤 때문에 고전했는데 올시즌 막바지부터 많이 올라왔다”면서 “선수들은 ‘우승’이란 두 글자를 마주하면 경직된다. 우승을 생각해도 자연스러울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그런 정신력이 갖춰진 것 같다. 경기는 졌지만 더그아웃에는 긴장보다는 여유와 침착함이 흘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까지와는 달랐다. 2018년 포스트시즌에선 한 단계 더 진화해 미친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시즌에도 변화는 지속된다. 더 이상 군입대를 늦출 수 없는 김태군이 경찰야구단에 지원하면서 본격적인 주전포수 경쟁이 시작된다. 토종 선발진 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장현식, 구창모, 정수민, 이재학, 최금강 등이 무한경쟁을 펼친다. 재능만 보면 최고로 평가 받는 좌완 노성호(28)도 군 전역 후 첫 시즌을 응시하고 있다. 당장 김경문 감독 2기의 성패는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기준으로 두는 게 맞다. 그리고 2019시즌 성적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 김 감독은 PO 4차전 패배 후 “올해는 이대로 끝났지만 좋은 부분도 많이 봤다. 다시 준비해서 2018년에 강하게 돌아오겠다. 젊은 선수들로 변화를 주면서 미래가 보이고 있다”며 2019시즌 대권도전을 목표로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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