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지은희, 3천25일 만에 "슈퍼 해피"

입력 2017. 10. 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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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린 우승이라 '슈퍼 해피'"라며 감격
가평 북한강에서 물을 보며 연습한 아이언샷 주특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다시 우승하기까지 무려 3천일이 더 걸렸다.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미키 마우스' 지은희(31)가 투어 통산 2승에서 3승을 달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천 25일이었다.

대회 수로 따지면 203개 대회나 됐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지은희로서는 2009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할 때만 해도 다음 우승이 2017년에야 온다는 사실을 상상도 하기 어려웠을 터다.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 씨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지은희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2년 한국여자아마추어대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고2 때인 2003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김영주골프 여자오픈과 엑스캔버스 여자오픈에서 연달아 준우승하며 팬들의 관심이 쏠렸던 선수다.

특히 엑스캔버스 대회에서는 당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한국 골프의 선구자' 박세리(40)와 한 조로 경기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마추어 시절 송보배(31)와 함께 '당대 최강'으로 군림한 지은희는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갔다.

이른바 '세리 키즈'로 불리는 나잇대라 워낙 골프를 잘 치는 선수들이 많았다.

KLPGA 투어에서 활동할 때는 한 살 어린 안선주(30), 두 살 차이인 신지애(29)와 함께 '빅 3'로 불렸고 최나연(30), 박인비(29), 김인경(29), 박희영(30) 등도 경쟁자였다.

2004년 8월 KLPGA 투어에 입문한 그는 이런 비슷한 나이 경쟁자들보다 다소 늦게 프로 1부 투어 첫 우승을 맛봤다.

2007년 5월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일궈낸 지은희는 그때부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2007년 브리티시오픈 공동 5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인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준우승 등으로 세계 무대를 넘보기 시작했고 2008년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따냈다.

2009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도 우승, 그의 앞길에는 '비단길'만 놓인 듯했다.

그러나 2010년 스윙 교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우승권과 거리가 멀어졌고 이후 꾸준히 LPGA 투어 상금 랭킹 30∼40위 권을 맴돌았으나 더는 그를 주목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 대회 전까지 올해 톱10 진입은 4월 텍사스 슛아웃 공동 5위가 유일했다.

하지만 대만 대회는 그에게 항상 좋은 느낌이 있었다.

대회가 창설된 2011년부터 개근했고 2013년부터 3년 연속 10위권 내에 들었다. 2015년 공동 준우승도 최근 그의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강한 바람이 부는 악천후가 이어졌지만 이 코스에 익숙한 지은희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3라운드를 6타 차로 마치면서 우승을 예감할 수 있었다.

키 162㎝로 크지 않은 체격의 지은희는 아이언샷이 장기다.

경기도 가평 출신인 그는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 씨가 운영하던 수상스키 연습장을 바라보며 연습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물 위에 띄워 놓은 표지를 보고 아이언샷 연습을 했고, 공이 다 떨어지면 아버지가 강물에 들어가서 공을 주워왔기 때문에 그만큼 아이언샷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그린 적중률은 79.2%를 기록했다.

평소 퍼트가 아쉽다고 가끔 이야기하는 지은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를 27.8개로 막아내며 타수를 줄였다.

하얀 얼굴에 검은색 옷을 즐겨 입어 '미키 마우스'라는 귀여운 별명이 있는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8년이나 기다린 우승이라 그냥 행복한 것도 아니고 '슈퍼 해피(Super Happy)'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리디아 고, 제니 신과 한 조가 돼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다시 우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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