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신호만 나왔는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5% 돌파

허경주 2017. 10.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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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보낸 지 사흘 만에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선을 돌파했다.

2015년 8월 2% 후반 대 수준(KB국민은행 기준)이었던 혼합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해 11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며 3.23~4.53%로 올랐고, 지난해 말에도 또 다시 3.06∼4.36%(10월)에서 3.55~4.85%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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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처음으로 넘겨

다른 은행들 줄줄이 올릴 듯

코픽스도 올해 들어 최고치 경신

“한은 인상 안 했는데 벌써..” 비판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보낸 지 사흘 만에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선을 돌파했다. 실제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말 미국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시중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예대금리차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권이 또 다시 대출금리만 재빠르게 올리면서 서민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비판도 적잖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 금리는 일제히 들썩이고 있다. 우선 연 3.740~4.960%였던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ㆍ이후 변동)가 23일부터 3.827~5.047%로 0.087%포인트 오른다.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5%대 금리 시대를 연 셈이다. 지난해 6월 같은 상품 금리를 2.642~3.842%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15개월 만에 1%포인트 이상 오른 수준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상승해 그 폭만큼 올린 것”이라며 “가이드 금리인 만큼 개별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대부분 4%대 후반에 머물고 있어 5%대 돌파는 시간 문제다. KB국민은행도 23일부터 3.52~4.72%로 0.11%포인트 올린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3.49~4.60%)과 우리은행(3.45~4.45%), 농협은행(3.58~4.72%)도 모두 0.05%포인트씩 인상한다.

실제로 시장 금리는 이미 상승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금융채 금리는 당일 2.392%까지 치솟았다. 1년 전(1.354%)보다 0.73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도 1.52%(9월 기준)로,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앞으로 시중금리 인상 폭은 더욱 급격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은이 아직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선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년간 수 차례에 걸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국내에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돼 시장 금리가 낮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5년 8월 2% 후반 대 수준(KB국민은행 기준)이었던 혼합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해 11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며 3.23~4.53%로 올랐고, 지난해 말에도 또 다시 3.06∼4.36%(10월)에서 3.55~4.85%로 껑충 뛰었다. 시중은행들이 한은의 금리 인상 신호를 핑계로 또 다시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게 금융 소비자들 불만이다.

더구나 5대 시중 은행들은 상반기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대금리)로 4년 만에 최대 실적인 순이익 6조원을 기록한 상태다. 예금 금리는 묶어둔 채 대출 금리만 높이는 방식으로 이익만 챙기고 ‘앉아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예금과 대출 금리가 같이 오르지 않고 대출금리만 인상됨으로써 예대 마진 폭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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