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에 염증이.. 최시원 개 사망 사고, 사례 보니

이민영 2017. 10. 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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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원 반려견이 야기한 패혈증은 어떤 병
혈액 속에 세균 감염에 전신 염증 생겨
발열·구토·설사, 숨 가쁜 증세 나타나
동물 구강 내 여러 균 사는 탓
면역력 약할수록 치사율 높아져
고령·영유아, 당뇨병,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
물린 즉시 병원 가서 치료받아야
손·손가락 393건으로 가장 많아
개에 물리면 패혈증·파상풍·광견병 걸릴 수 있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이 기르는 프렌치 불도그에 물린 뒤 6일 만에 숨진 유명 한식당 대표 김모(53·여)씨의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동물에게 물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야생동물한테 물리는 사고도 증가한다. 반려동물도 개·고양이뿐만 아니라 햄스터·너구리·도마뱀·앵무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에 물린 사고는 820건이다. 2012년 606건에서 급증했다. 지난해 사고 중에서는 개에 물린 게 723건(88%)으로 가장 많았다. 고양이 82건(10%), 너구리 3건, 기타 야생동물 3건(0.4%) 순이다. 물린 부위는 손과 손가락이 393건(44.6%)으로 가장 많다. 다리 272건(30.8%), 팔 124건(14.1%), 얼굴 30건(3.4%) 순이다. 물린 뒤 상처소독만 한 경우가 568건(69.3%)이다. 이외에 백신 접종(92건)과 상처 소독·봉합(36건) 등의 치료를 받았다.

동물한테 물리면 패혈증·파상풍·광견병(개) 등의 3개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패혈증은 주로 세균(박테리아)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세균이 핏속으로 들어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킨다. 세균뿐 아니라 바이러스·진균에 감염돼 발생할 수도 있다. 염준섭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에 물렸다고 무조건 패혈증에 걸리는 건 아니다"라며 "동물에 물리는 것뿐 아니라 요로감염·폐렴 같은 다양한 질병도 패혈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름철에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었을 때도 걸릴 수 있다.

패혈증은 혼자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발열·구토·설사나 숨이 가빠지는 등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고열,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호흡수 분당 24회 이상,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수,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 증가·감소 중 두가지 이상 증상이 있으면 패혈증으로 본다.

패혈증은 발병 후 짧은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패혈증 치료 결과는 환자의 건강 상태에 큰 영향을 받는다. 패혈증에 따른 사망률은 20~60%로 보고된다. 건강 상태에 따라 장기가 손상되면서 장기 기능이 확 떨어지고 쇼크가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 지난해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3596명이었다.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7명이다.

염준섭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면역력이 좋아서 개의 균이 몸에 침투하더라도 별 문제 없이 이겨낸다"며 "하지만 고령·영유아와 당뇨병·암 환자, 고농도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개에 물리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물리지 않고 개가 사람의 상처를 핥을 경우 침 속의 균이 사람한테 옮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염준섭 교수는 "반려견과의 입맞춤을 통해 패혈증에 감염될 위험은 낮다"며 "다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경우 입안에 상처가 있으면 감염이 되기 쉬우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일관 전경(左)ㆍ최시원과 그가 기르던 프렌치불도그 벅시(右). [사진 중앙포토ㆍ최시원 인스타그램]
파상풍은 상처 부위에서 파상풍균이 증식하면서 신경을 공격하는 독소를 만들어내 근육 경련·마비·수축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상처 주위에만 근육 수축이 나타나다가 증상이 악화하면 목·턱 근육이 수축하면서 입을 열지 못하거나 삼키지 못하는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개에게 물린 뒤에도 감염될 수 있다.

파상풍에 걸리면 사망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상처 발생 후 철저히 소독하고 필요하면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한다. 또 파상풍 독소를 약하게 만드는 항독소를 투여한다. 파상풍 예방접종은 10년마다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광견병은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에게 사람이 물려서 생기는 질병이다. 개뿐 아니라 고양이·여우·너구리에게 물려도 감염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광견병을 전파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동물은 집에서 기르는 개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침 속에 광견병 바이러스가 있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이 사람을 물었을 때 감염된 동물의 침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광견병에 걸리면 발열·구토 증상이 있다. 또 물을 마실 때 목에 통증이 나고 물을 무서워한다. 이때문에 공수병으로도 불린다

사람에서 잠복기는 보통 4~8주 정도로 길다. 초기에 진단하기 어려워 물은 동물이 광견병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사람에서 광견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1999~2004년에 공수병 환자 6명이 발생했는데 모두 사망면서 2006년 7월부터 공수병 예방 백신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을 비롯해 동물에 물렸을 땐 상처 소독을 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염준섭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물의 구강에는 여러 균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감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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