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 '핵옵션'에 45만명 시위

신혜리 기자 2017. 10. 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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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내밀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6개월 안에 조기 선거를 통해 다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는 건 카탈루냐의 독립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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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자치권 정지 반대 45만명 시위..카탈루냐 일방적 독립선포·새 선거 공표 가능성도
21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는 45만명의 카탈루냐 시민들이 시위 행렬을 벌이며 스페인 정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사진=AFP BBNews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내밀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에서는 45만 명의 시민이 시위 행렬을 벌이며 스페인 정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6개월 안에 조기 선거를 통해 다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과 각 부처 장관들을 정부 사무실에서 몰아내겠다”며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분간 중앙정부에서 카탈루냐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상원은 오는 27일 정부가 제출한 헌법 155조 발동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스페인 상원은 집권당인 국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데다 주요 야당들도 카탈루냐의 자치 중단에 동의하고 있어 통과가 예상된다.

1978년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에 불복종하거나 헌법을 위반하는 자치정부에 대해서 중앙정부가 자치정부 해산과 자치경찰 장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핵옵션’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카드로 헌법 155조가 발동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는 건 카탈루냐의 독립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1978년 개정한 스페인 헌법은 스페인을 불가분의 통일체로 규정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이를 근거로 카탈루냐가 지난 1일 분리독립 여부를 묻기 위해 치른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못 박았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카탈루냐의 독립운동이 1930년대 스페인 내전을 일으킨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며 스페인인들이 분리독립에 대한 역사적 공포를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8년 헌법 개정 때 카탈루냐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연설을 통해 라호이 총리의 헌법 155조 발동 결정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지난 프랑코 독재 정권 시절 이후 카탈루냐 정부와 기관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라면서 “더 이상 이 공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 지역 의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올 훈케라스 카탈루냐 부수반도 스페인의 전체주의에 항의하기 위해 분리독립 지지자들과 시위장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늘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와 시민 그리고 정치적 권리를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카마 포케달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변인도 “스페인 중앙정부가 쿠데타를 자행하고 있다”고 스페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그는 “라호이 총리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쫓아내려 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권위에 타격을 주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푸지데몬 수반이 향후 대응방안으로 전격적으로 카탈루냐 독립을 선언하고 새 공화국 구성을 위한 선거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스페인 사법당국은 최고 30년형이 가능한 반란죄를 적용해 푸지데몬 수반 체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스페인 경제에도 상당한 피해를 안겨줄 전망이다. 카탈루냐의 GDP(국내총생산)는 약 1조1000억 유로(1470조 4800억원)로 스페인 전체 GDP의 5분의 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국가적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카탈루냐 경제를 지탱했던 관광객이 급감하고 외국 기업 이탈 현상이 나타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는 은행들도 카탈루냐 지역을 속속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리독립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에 반발한 예금 인출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혜리 기자 hye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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